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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소설을 쓰는것에 대해

  • 작성자 고래잠속
  • 작성일 2009-09-30
  • 조회수 767

음. 글의 내용이 부족하다, 라는 건 결국 이야기가 부재하다란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이 상담실을 맡으면서 드는 생각이 사실, 제가 너무 원론적인 조언만 한 게 아닐까 하는 거였어요.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하면서도 결국 제가 선택하는 것이란 게, 최종적으로는 누구나 잘 아는 말, 그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긴 어려운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어쩌면 필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말을, 다시금 들려드리는 것뿐이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글을 구성하는 방식이 어렵다거나, 문장엔 자신이 있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일이 어렵다면, 사실 필요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독서입니다. 책을 읽는 것, 이것이, 뻔하지만 너무나 뻔해서 모두가 잊고 있는, 진실이지요.



소설을 쓰고 싶다면 먼저 소설을 읽어야 합니다. 잘 씌어진 것, 잘 짜여진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이, 소설작법에 관한 책 열 권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거예요.



한 편, 한 편, 다양한 소설을 읽어보세요. 이 작가는 이런 소재를 써서,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구나, 사건은 이렇게 만들고, 결말은 이렇게 지어냈구나, 나라면 이 부분엔 이런 내용을 좀 더 넣고, 이 인물에겐 이런 면을 좀 더 부각시켰을 텐데, 결말을 내가 다르게 쓴다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요리조리 분석하고 고민하며 읽어보셨으면 해요. 그럼 좀 더 즐거운 독서가 될 테고, 아, 나도 뭔가 이런 내용을, 저런 내용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몰라요.



문장이나 문체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갈고 닦고 연습하지 않으면 칼날이 녹슬듯 무뎌질 겁니다. 더 반들반들하게 다듬어도 나쁠 게 없을 거예요. 소설을 읽으며, 작가 특유의 문체, 화법, 문장, 단어에 대해 공부해봐도 좋을 거고요.



최인호 선생님과 신경숙 선생님 소설의 문체와 소설 구성력이 다르듯,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어요. 이문구, 김주영, 황석영, 전상국, 윤후명, 오정희, 김소진, 이승우 선생님분들의 작품도 좋고, 요즘 쏟아지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소설은 이야기이고, 소설에서 내용이란 곧, 서사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이것이 소설의 내용을 구성하는 방법이 되겠죠.   



매번 강조하지만, 가슴에 품고 있는 열정과 열망만큼,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용이 빈약하면 연습으로 그것을 채워넣고, 백일장에서 손으로 쓰는 것이 낯설고 어렵다면, 백일장에 나가기 전에 스스로 주제를 정해, 주어진 시간 동안 공책에 한편의 글을 완성해 보는 연습을, 꼭 해야 합니다. 우리의 뇌와 몸은, 적응하고 길들이기에 따라 달렸으니까요.



쉽게 마음 상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요, 하고픈 것에 한걸음 전진할 때까지,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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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여기에 글을 올려보는것은 처음인..것같군요.
안녕하세요,비연(飛姸)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곳에 오는 사람들과 같은 꿈을 지닌 학생입니다.
최근,고민이 있어 이곳 상담실에 글을 올려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체가 무척 저에게는 행복한 일입니다.
고등학생 2학년이 되면서 진로에 대한 불안감에
온갖 백일장을 돌아다녀보지만 좀처럼 상을 따지 못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주로 컴퓨터로 글을 작성해왔기 때문에
백일장과 같이 펜으로 쓰게 되면 평소의 실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위축감에 백일장에 나가는 횟수도 점차 줄다보니
제 글에 대한 자신감이 점차 작아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풍요의 계절 가을이 찾아오면서 공모전이 많더군요.
그래서 그런지,소설이란게 참 쓰기 힘든것 같습니다.
아직 이정도밖의 실력으로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장,문체에 대해서는 꽤 탄탄하다고 자부합니다.
선생님들께서도 제 문장에 대해서는 칭찬해주십니다.
그러나 문제는,소설의 중요한 부분 [내용 구성력]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습해왔던 저의 문체는
주로 비유법과 화려한 수식어 때문인지
글을 쓰게 되면 문체 하나만 밀고,
소설의 내용은 언제나 뒷전입니다;



이번에 어느 공모전에 출품하게 된 소설 하나가 있는데,
제가 설마해서 학교 문학 선생님께 보여드렸더니
[내용이 너무 부족하다]란 평가가 나오더군요.
제 나름은 무척 많이 드러낸 것이라 생각하지만
상대편에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같습니다.
참 제가 이기적인 글을 쓰나 봅니다...;


어떻게 하면 내용이 좀더 풍부해질 수 있을까요?



(Ps.어째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군요.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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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 익명

    좋은답변이네요.

    • 2009-10-01 23:45:1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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