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RE]시점전환이라든지 대화문을 쓸때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요

  • 작성자 소설가 김현영
  • 작성일 2011-10-10
  • 조회수 721

먼저 '시점전환'을 어떤 의미로 쓰고 계신 건지 묻고 싶네요


소설에서의 시점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뭐 그런 걸 얘기하지요


예를 들어주신 글을 보면, '한 아이=소년=성욱' 입니다


결국 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토록 짧은 글에서 무려 3개의 지칭을 사용하고 계시네요


셋 중 하나로 통일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예컨대 '성욱'으로 통일을 하면 이렇게 되겠지요



성욱은 천천히 학교 쪽으로 걸어갔다.


교문 가까이에 이르자 아이들은 부리나케 뛰기 시작했다.  반면 성욱처럼 천천히 걷는 아이들도 드물지  않았다.


후흡. 성욱은 교문 앞에서 심호흡을 했다.


천천히, 천천히 들어가야지. 아직은 시간이 남았어.


성욱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를 향해 가고 있을 때였다.


"지각생! 오늘은 빨리 왔네?"


성욱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로 통일하면 일단 독자가 글을 읽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한 사람을 지칭하는 서로 다른 단어들을 어떤 원칙 없이 마구잡이로 섞어 쓰면 혼란만 유발하겠지요


섞어 씀으로써 얻어지는 어떤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굳이 그러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또한, 한 사람을 지칭하는 서로 다른 단어들을 순차적으로 쓰는 걸 가리켜 시점전환이라 표현하신 거라면 그것도 썩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는....;;


글이 이어지지 않고 자꾸 끊어지는 느낌이 들어 고민이라고 하셨는데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성욱'으로 통일하는 김에 제가 문장도 아주 살짝 바꿔봤어요


주목하실 점은, 제 스타일로 바꾼 게 아니라 모든 문장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 바꿨다는 사실입니다


문장은 정확히, 제대로, 쓰셔야 합니다


'문장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비문'이란 단어를 많이 쓰는데요,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지 않으면 100% 비문입니다



정문근처에는 뛰는 아이들 소년처럼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들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이고있었다



예컨대, 위의 문장이 그렇습니다


무엇이 주어이고 무엇이 서술어인지 생각해보셨음 좋겠네요



하나 더. 되도록이면 가장 정확한 단어를 찾아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학교로 천천히 들어간다' 와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로 들어가고 있었다'의 학교는


과연 같은 학교일까요?



생각과 생상력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면 글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과 상상력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데 글은 그렇지 못하다면 


읽고 쓰는 훈련이 덜 되었다고 할 수밖에요


문학은 수많은 문장들을 쌓아서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문장이 안 되면 그 어떤 엄청난 상상과 심오한 사상을 가졌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문학이기에 문학적인 문장부터 배우는 게 아니라


문학이기에 기본적인 문장부터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일단 많이 읽으세요


바른 문장이 뭔지 100번 들으면 머리로 알게 될 거예요


하지만 100권을 읽는다면 다만 머리로 아는 게 아니라 절로 체득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에게도 숨쉬는 법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지금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있잖아요?


바로 그런, 체득!! ^^   


 



===================================================================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때였다.
한 아이가 학교로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정문근처에는 뛰는 아이들 소년처럼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들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이고있었다.


후웁 심호흡한번만 하고 들어가야지.
천천히 천천히 들어가자 아직은 시간 안됐어.
그 소년이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학교 운동장을 가로 질러 학교로 들어가고있었을 떄였다.
지각생!,오늘은 빨리왔네
성욱이라는 이름을 가진소년의 뒤에서 어떤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  근데 내가 언제 늦었냐 나 거의 일찍오거든
뭔 소리 내가 너를 초등학교3학년 때부터 봤는데 지금까지 거의 지각이다.
에휴 그래 니 마음대로 생각해라
크 그래 내 마음대로 생각하마,근데 어제 일은 어떻게 된거냐
어 아 그거 그냥 그런 일이 있어 그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데 대화문이라던지 시점전환을 하고 싶어도 이어 지지 않아요


뭔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났는데 글을 또쓰면 다시 끊어지는  느낌이에요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