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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시 창작과 퇴고에 대하여

  • 작성자 airwalk
  • 작성일 2012-05-01
  • 조회수 737

노랑부리저어새님, 안녕? 또 반갑습니다.



그렇군요. 시를 쓰고 싶다고 하셨는데, 아시다시피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한답니다. :) 좋은 시집들이 사실 참 많지요? 음, 사실 지금 하신 세 가지 질문은 기술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런 부분들은 시집을 넓고 깊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감각에 가깝답니다.



시는 시인 개인의 언어 체계라서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다'를 쓰는 때와는 다른 느낌을 지닐 때도 많이 있지요. 결국 시인이 어떤 단어나 표현을 택하는 것은 기질적으로, 또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때문이지요. 똑같은 문장도 '-네'로, '-어'로, '-다'로 끝날 때 느낌이 다 다르니까요. 결국 시인이 느끼고 의도하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뉘앙스를 선택하는 것이지요. 행과 연, 퇴고의 문제도 마찬가지랍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시 쓰기에서 가장 정교한 층위의 문제들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먼저 습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이체 시인이라고 2011년에 <죽은 눈을 위한 송가>라는 시집을 낸 젊은 시인이 있는데요. 그는 시를 습작하는 과정에서 시집을 1000권 이상 읽었다고 하더군요. 지난한 독서와 침묵의 과정을 거쳐서 시적인 말하기 방식이 몸에 배고 나서야, 기술적인 방식을 비로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하나 덧붙이면 어미든 행과 연이든 전체적인 퇴고든, 자신이 쓴 글을 시간이 좀 지나서 보면 답이 나올 때가 많답니다.



뾰족한 답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원래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답은 자신에게 있을 때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 좋은 답을 찾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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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벌써 세번째네요. '아, 또 얘야?' 이런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농담입니다.



 저는 산문을 주로 쓰는데요, 요즘은 시 창작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시를 쓰고 싶은데, 어떻게 쓸까. 하는 생각도 많이 있고요. 그래서 시를 많이 읽어보기도 하고요. 요즘은 안도현 시인의 문학집배원을 책으로 엮은 것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는 시집을 사기도 했고요.



 저는 왠지 시에 '다'가 들어가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시들을 보면 마냥 그렇지만은 않잖아요? 그런데도 저는 산문을 써와서 그런지 '다'가 들어가면 뭔가 마침표를 찍어야 할 것 같고, 산문 같고. 그렇습니다. 다를 쓰는 기준이 뭘까요.


 


 두번째로, 행과 연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은 대강 알겠는데, 행은 뭔가 어디서 끊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뚝 끊으면 이상해 지지 않을까?' '그렇지만 놔두자니 너무 긴 것 같은데...' 이런 생각도 들면서 퇴고를 어정쩡하게 마무리 하고는 합니다.



산문은 딱 보면 '아 여기를 이렇게 퇴고하면 좋겠구나' 가 나오는데, 시는 뭔가 한 번 쓰고 '어떻게 퇴고를 해야 하는거지?' 이런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아요.



질문이 좀 긴가요?


첫번째. '다'를 쓰는 기준이 뭔가.


두번째. '행과 연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세번째. '퇴고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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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건

  • 익명

    솔직히 말해서 문학과지성 시인전은 많이 읽는데, 창작과 비평은 거리낌이 들더라고요.

    • 2012-05-02 14:44:1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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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음, 기본적으로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이런 문학과지성 시인선 초기 시집들을 추천할게요. 혹시 안 읽으셨다면. :)

    • 2012-05-01 18:09:4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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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이이체 시인. 오늘 낮에 잠깐 본 적이있었는데, 마침 언급해 주셨네요. 뾰족한 답변은 아니였더라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어요. 감사드립니다! 시집도 무작정 막 읽어야하는건지, 그것도 좀 고민이 되지만...

    • 2012-05-01 17:56:0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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