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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방현석 『백 개의 아시아 1』

  • 작성일 2014-11-22
  • 조회수 1,222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 김광석 「슬픈 노래」가사 중에서 -



김남일, 방현석 『백 개의 아시아 1』






17 한 수전노가 있었다. 그가 기르는 염소가 어쩌다 머리가 항아리에 끼었다. 염소가 바둥거리는 게 안 되었지만, 그렇다고 항아리를 깨기도 아까웠다. 그래서 마을 어른들한테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문제를 속 시원히 풀지 못했다. 결국 마을사람들은 마하대네무타를 모셔다가 조언을 구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심부름꾼이 와서 마을을 방문해 달라고 청하자 마하대네무타는 즉시 그러마고 대답했다. 어떤 제안이든 그는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마하대네무타는 제자들과 함께 길을 떠났다. 도중에 코끼리 부리는 추종자를 만났다.
“어디 가십니까?”
마하대네무타가 이런저런 일로 이러저러 해서 마을로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코끼리 부리는 사람은 그런 중요한 일에 선생님이 먼 길을 걸어가시게 할 순 없다고 말하며 코끼리를 태워 주었다.
그가 마하대네무타를 코끼리에 태우고 마을로 갔다. 집 문이 작아 코끼리가 들어갈 수 없었다. 마하대네무타는 벽을 부수고 코끼리가 들어갈 수 있게 하라고 말했다.
누구의 명령인가.
“끌어당겨라.”
코끼리 부리는 사람은 주저 없이 코끼리에게 명령했다. 코끼리는 코를 걸어 당겨서 단번에 벽을 무너뜨렸다.
코끼리에서 내린 마하대네무타는 수전노에게 항아리에 낀 염소를 데리고 오게 했다. 마하대네무타는 염소와 항아리 중 어느 게 더 중요하냐고 물었다. 수전노는 조금 생각하더니 항아리가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하대네무타는 칼로 염소 머리를 자르라고 말했다.
“자, 이것으로 문제는 풀렸지?”
하지만 항아리 안에 들어 있는 머리를 어떻게 자르는가. 수전노가 마하대네무타를 쳐다보며 항아리 안에 있는 머리를 어떻게 자르느냐고 묻자, 마하대네무타는 항아리를 깨뜨리게 했다.
결국 항아리도 깨지고 염소도 죽었다.




▶ 작가_ 김남일 - 소설가. 1957년 수원 출생. 작품으로 『천재토끼 차상문』『국경』『산을 내려가는 법』등이 있음.
▶ 작가_ 방현석 - 소설가. 1961년 울산 출생. 작품으로 『내일을 여는 집』『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랍스터를 먹는 시간』등이 있음.


▶ 낭독_ 임형택 - 배우. 연극 「염쟁이 유씨」,「만선」, 「농담」 등에 출연. 작은신화 단원
조주현 - 배우. 연극 「감포사는 분이」, 「사랑, 지고지순하다」 등에 출연



배달하며

이 책은 “아시아적 가치가 존재하는가” 라는 자문을 던지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시아에서 전해져오는 100개의 구비 서사들이 실려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그 열일곱 번째로, ‘스리랑카의 엉뚱한 현자’ 이야기입니다. 엉뚱한 현자라니요, 그것 참.
그런데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이 현자의 가르침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여,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자!”
진짜 현자賢者가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내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야기는 참 힘이 세지요.



문학집배원 조경란


▶ 출전_『백개의 아시아1』(아시아)

▶ 음악_ Stock Music /Crank City 2

▶ 애니메이션_ 송승리

▶ 프로듀서_ 양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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