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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사막아, 사슴아』를 배달하며

  • 작성일 2023-12-21
  • 조회수 617

소설가 이승우
최윤의 『사막아, 사슴아』를 배달하며

   우리에게 라벤더라는 영어식 발음으로 알려진 라방드에 대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프랑스 유학 중, 향수병으로 시달릴 때 프로방스 북부 여행에서 이 꽃밭과 향기를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농밀한 향기를 발하는 이 야생식물이 돌밭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알려준다. ‘바짝 마르고 푸석한 흙이 겨우 섞인 돌밭.’ 라방드의 농밀한 향이 그 돌밭에서 나온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산문의 제목이 ‘돌밭의 향기’다. 돌밭이 향기를 낼 리 없다. 향기를 내뿜는 것이 라방드라는 건 부정될 수 없다. 그러나 그 식물은 돌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모래와 자갈, 그리고 강렬한 햇빛이 라방드의 향을 깊고 진하게 만든다. 라방드는 그런 돌밭이 아니면 자라지 않고, 그러면 당연히 향기도 낼 수 없다. 그러니까 그 향기는 돌밭의 향기이기도 한 것이다. 

   고난이나 힘든 시간을 잘 견딘 사람에게서 나는 깊고 진한 향기는 우리를 얼마나 감동하게 하는가. ‘그곳을 지나야 삶에서는 더 짙은 향기가 난다.’ 물론 새삼스러운 교훈이다. 그렇지만 어떤 문장은 처음 들어서가 아니라 다시 들어서 뭉클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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