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원피스 인문학 ― Mr. 2 봉쿠레, 이반코프와 ‘뉴하프’

  • 작성일 2019-01-01

[기획-원피스인문학]

 

 

"다른 이들을 구분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어"

― Mr.2 봉쿠레, 이반코프와 '뉴 하프'

 

 

권혁웅

 

 

 

    1
    이번이 마지막 회다. 밀짚모자 해적단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으니 이들의 이상에 공감하는 몇몇 동료 얘기로 끝을 맺도록 하자. 무력에 따른 철저한 위계(位階) 조직을 추구하는 다른 해적단과 달리, 밀짚모자 해적단은 우정에 기초한 평등한 조직을 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평등이란 '구별'하되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가 둘로, 둘이 (최초의 둘을 매개하는) 셋으로 나뉘면서 이 셋이 큰 하나가 되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 ― 이런 운동을 변증법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앞에서 말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변증법적으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가위바위보가 서로 맞물리는 두 개의 대립물을 세 번 중첩함으로써 이루어져 있는 것, 신호등이 대립물(빨간색과 파란색)로 넘어갈 때 매개물(노란색)을 갖는 것, 주역의 논리가 하나(태극)에서 둘(음양)로 나뉜 후에 넷이 아니라 여덟(8=23)로 가는 것, 신화가 하늘과 땅만이 아니라 둘을 매개하는 제3의 영역(바다, 세계수, 동굴······)을 갖는 것, 상징과 실재가 상상의 영역을 통해서 매개되는 것, 관념철학에서 이성과 감성이 상상력에 의해 매개되는 것, 기독교에서 성부와 성자의 분열이 성령으로 인해 통합되는 것······ 이 모두가 변증법의 논리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구성원들 역시 변증법에서 말하는 셋의 논리로 이루어져 있다.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① 해적단의 주요 전투원인 루피, 상디, 조로는 몸과 몸의 일부와 몸의 연장(무기)으로 싸운다. 몸의 3분할이다. ② 싸움은 당연히 해적단원 전체로 확산되는데, 이들은 악마의 열매 능력으로 싸우는 능력자(루피, 로빈), 타고난 신체적 능력으로 싸우는 비능력자(조로, 상디), 무력한 신체를 가졌으나 머리로 싸우는 비능력자(우솝, 나미)로 나뉜다. ③ 이들이 가진 지식도 세 종류다. 현실적인 지식에 해박한 선원(나미, 쵸파, 우솝)이 있고 현실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선원(루피, 조로)이 있으며, 비현실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선원(로빈)이 있다. ④ 구성원들은 사람과 동물(쵸파)과 그 중간(어인인 징베)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아가 이들은 ⑤ 산 자와 죽은 자(브룩)와 (처음부터 생명이 없는) 사물과 결합한 자(프랑키)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삼두인간 '바스카빌' 편에서 말했듯이 변증법은 분열의 논리이기도 하다. 이것은 하나 안에 내재한 둘을 읽는 논리이므로, 필연적으로 갈등과 투쟁을 낳는다. 가위바위보는 서로를 쳐부수며, 파란색은 빨간색에 의해 금지되고, 여덟은 예순넷으로 쪼개지며, 바다와 세계수와 동굴은 하늘과 땅을 영원히 갈라놓는다. 상상은 실재도 상징도 포괄하지 못하며, 상상력은 이성과 감성을 통합하지 못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성모의 자리를 추방해 버린다. 변증법은 분열과 감산(減算)의 논리이기도 한 것이다. 이 반대의 논리, 채움과 가산(加算)의 논리가 가능할까?

 

    2     가능하다. 변증법의 운동순서를 바꾸면 된다. 『향연』이 전하는 유명한 이야기로 가보자. 인간의 기원, 더 정확히는 기원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다.

 

    오래전 우리들의 본성은 바로 지금의 이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유의 것이었네. 우선 인간들의 성(性)이 셋이었네. 지금처럼 둘만, 즉 남성과 여성만 있는 게 아니라 이 둘을 함께 가진 셋째 성이 더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의 이름만 남아 있고 그것 자체는 사라져 버렸지. 그때는 남녀추니가 이름만이 아니라 형태상으로도 남성과 여성 둘 다를 함께 가진 하나의 성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의 이름이 비난하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빼고는 남아 있지 않네.
    그다음으로 각 인간의 형태는 등과 옆구리가 원형을 이룬 둥근 전체였네. 네 개의 팔, 그리고 팔과 같은 수의 다리, 그리고 원통형의 목 위에 모든 면에서 비슷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네.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있는 두 얼굴 위에 한 개의 머리, 그리고 네 개의 귀, 두 개의 치부(恥部), 그리고 다른 것들도 전부 이것들로부터 누구라도 미루어 짐작할 만한 방식으로 가지고 있었네. 지금처럼 곧추서서 두 방향 중 어느 쪽으로든 원하는 대로 걸어 다녔고, 빨리 달리기 시작할 때는 마치 공중제비 하는 사람들이 다리를 곧게 뻗은 채 빙글빙글 돌아가며 재주를 넘는 것처럼 그때는 여덟 개였던 팔다리로 바닥을 디뎌 가면서 재빨리 빙글빙글 굴러다녔네.1)

  1)  플라톤, 『향연』, 강철웅 옮김, 이제이북스, 2010, 93-94쪽.

 

    이 최초의 인간들은 "힘이나 활력이 엄청났고 자신들에 대해 대단한 생각(자만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신들을 공격"하곤 했다. 이 때문에 신들의 고민이 깊었다.

 

    제우스와 다른 신들은 그들에 대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숙의하면서 어쩔 줄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네. 그들을 죽이거나 거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벼락을 쳐서 그 족속을 싹 없애버릴 수도 없었고(그렇게 되면 인간들에게서 그들이 받는 숭배와 제사가 싹 없어져 버리게 될 테니까 말일세), 또 그렇다고 제멋대로 구는 것을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었거든. 그래서 제우스가 간신히 생각을 짜내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네. '어떻게 하면 인간들이 계속 살아 있으면서도 힘이 약해져서 방종을 멈추게 될 수 있을지 그 방도를 나는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그들 각각을 둘로 자르겠다. 그러면 한편으로는 그들이 약해지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수가 더 많아지게 되어 우리에게 더 쓸모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두 다리로 곧추서서 걸어 다니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들이 제멋대로 구는 걸로 보이고 얌전히 있으려 하지 않을 때는 다시 한 번 더 둘로 자르겠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외다리로 서서 겅중거리며 걸어 다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서 그는 인간들 각각을 둘로 자르는데, 그건 마치 마가목 열매들을 말려 저장하려고 자르는 자들이 하듯 흑은 마치 터럭으로 계란을 자르는 자들이 하듯 했네. 각 인간을 자를 때마다 그는 아폴론에게 (그 인간이 자신의 잘린 곳을 바라보면서 더 질서 있는 자가 되게 하기 위해서) 그 얼굴과 반쪽 목을 잘린 곳 쪽으로 비틀어 돌려놓으라고 명했고, 또 다른 것들을 치료해 주라고 명했네. 그러자 아폴론은 얼굴을 비틀어 돌려놓았고, 마치 끈으로 돈주머니를 졸라매듯 몸의 모든 곳으로부터 살가죽을 지금 배라고 불리는 것 쪽으로 끌어 모아서는 배 한가운데에 꽉 묶어 주둥이 하나를 만들어 놓았는데, 바로 그걸 사람들은 배꼽이라 부르지.
그런데 이제 그들의 본성이 둘로 잘렸기 때문에 반쪽 각각은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그리워하면서 줄곧 만나려 들었네. 서로 팔을 얼싸안고 한데 뒤엉켜 한 몸으로 자라기를 욕망하다가 결국에는 상대방과 떨어진 채로는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굶어서 혹은 다른 아무 일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죽어갔네.2)

  2)  같은 책, 95-96쪽.

 

    이것을 타락의 신화로 읽으면 최초의 인간이 지금의 인간이 되는 데에 변증법에서 말하는 분열이 있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태초의 하나가 둘로 나뉘었으며, 이로써 남녀, 남남, 여여가 생겨났다. 그래서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자식을 낳거나(남녀의 경우), 같이 있을 때 생기는 만족감을 느끼거나(남남의 경우) 한다.3) 그런데 실제로 이 신화는 거꾸로 읽어야 한다. 최초의 인간은 처음부터 복수(複數)로, 이를테면 세 개의 성(性) ― 남남, 여여, 남녀 ― 으로 존재했다(셋의 출현). 지금의 인간은 최초인의 절반이며(남녀, 둘의 출현), 그래서 최초인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하나로의 회귀) 그게 사랑이다. 이것은 변증법의 반대 순서를 따른다. 게다가 지금의 인간은 분리되기 이전의 하나가 되려고 하고(둘을 하나로 세기), 그 자신을 반쪽이라 여기며(2분의 1이 되기), 그것도 아니면 반의 반쪽이 될 뻔했다(제우스가 지금의 인간도 둘로 나누어 4분의 1로 만들려고 했다). 배꼽도 그런 증거다. 본래 배꼽은 탯줄을 자른 자리다. 곧 배꼽은 원초부터 어떤 단절과 분리가 있었다는 변증법적인 표식이다. 그런데 이 신화에서의 배꼽은 주변의 살가죽을 그러모아 만든, 그래서 지금의 인간이 반쪽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거 하는 봉합의 표식이다.
    변증법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하나가 분열하여 그 자신의 대립물인 둘이 되고, 둘이 매개물이자 화해물인 또 다른 하나를 통해서 큰 하나가 되기. 하나가 둘로, 둘에서 다시 셋으로. 비유컨대 하나의 인간이 남녀로 분열되고, 이 둘이 다시 결합하여 분열/화해의 상징인 제3의 인간(자식)을 낳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사랑의 증거(화해물)이지만, 둘이 영원히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증거(분열의 확증)이기도 하다.4) 그런데 저 신화의 논리는 다르다. 본래부터 남녀양성(혹은 남남, 여여)인 세 인간이 있었고, 이들이 쪼개져 둘(남과 여)이 되었으며, 그래서 최초의 하나가 되려고 한다. 셋이 둘로, 다시 하나로. 『향연』의 신화는 바로 이것이 사랑의 논리라고 말한다.

  3)  이 신화를 전하는 아리스토파네스는 여여의 경우는 여성 '동성애'이고, 남남의 경우는 '사내다움'이라고 설명한다. 시대가 사유에 그어놓은 한계선이다.
  4)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것의 신화적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지어미이자 어머니인 대지모신/ 자식이자 지아비인 하늘신/ 아버지에게 잡아먹히는 운명을 겨우 모면한 후에 아버지를 거세함으로써 권력을 쥔 아들신, 이 셋의 구도가 바로 변증법의 구도이다.

 

    3
    최초 인간의 후예라도 되는 듯이 자신을 '절반'이라고 소개하는 인물이 있으니, Mr. 2 봉쿠레(Bon Kurei)가 이 사람이다. 그의 본명은 벤담(Bentham)이며 바로크 워크스의 조직원으로 처음 등장했다. 바로크 워크스는 칠무해의 한 사람인 크로커다일이 지배하는 비밀스러운 회사로 암살, 절도, 첩보, 현상수배범 추적 등의 범죄 임무를 수행한다. 점조직으로 운영되며, 간부들에게는 코드명이 부여되어 있다. 남자 간부들에게는 Mr. 0에서 Mr. 12까지의 번호가 부여되어 있고, 여자 간부들에게는 Ms. 더블 핑거(1월 1일), 골든 위크(황금 연휴), 메리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데이, 마더즈 데이, 파더즈 데이, 먼데이~새터데이라는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남녀 사원들은 짝을 이루고 있는데, Mr. 2 봉쿠레만 짝이 없다. 그는 남자이자 여자인 뉴하프(New-half)이기 때문이다. 뉴하프는 한국어 번역본의 용어이며, 일본에서는 오카마(여장 남자)라고 소개되었다(실제로 그는 여장 남자다). 뉴하프는 트랜스젠더를 이르는 이름이므로 잘못된 번역어이지만, 글자 그대로 읽으면 '새로운 절반'을 뜻하므로 창조적인 오역의 사례이기도 하다.
    그는 복사복사 열매 능력자로 오른손으로 자기 얼굴을 만지면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왼손으로 만지면 본래의 자기 얼굴로 돌아오는 능력을 가졌다. 양손을 번갈아 쓰면서 타인과 자신을 왕복하는 2분의 1 인간인 셈이다. 처음에는 이 능력으로 바로크 워크스에서 부여된 악한 임무들을 수행하지만, 바로크 워크스가 해체되고 난 후에는 루피의 가장 충실한 친구가 되어 헌신적이고 자기희생적인 과업을 실천한다. 알라바스타에서는 해군의 추격을 받은 루피를 탈출시키고 대신 체포되어 임펠다운에 수감되고, 형을 탈옥시키러 임펠다운에 잠입한 루피를 거듭 탈출시키고 또다시 해군에게 잡힌다. 코믹한 비호감 캐릭터에서 원피스 사상 가장 멋진 대사를 날려대는 숭고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이다.

 

    "한시라도 빨리 밀짚을 구출해야 해!"
    "구출하다니, 너! 그 녀석은 마젤란의 독에 당해 Level 5에 처박혔다고 병사가 그랬잖아. 밀짚모자의 목숨 자체가 희망도 없고, 우리까지 개죽음이야."
    "개죽음이건 소죽음이건 상관없어. 난 마젤란과 밀짚에게 등을 돌렸을 때 이미, 목숨을 그곳에 두고 왔으니. 그 자리에서 같이 쓰러져 잡히는 것보다 내가 도망치고, 밀짚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어 준다면, 내가 죽어도 널 구하러 돌아오겠다고! 난 맹세를 하며 달렸어."
    "야, 맹세를 한 건 좋지만 애써 도망쳐 목숨을 구했는데, 왜 다시 그 녀석을 위해 죽을 곳으로 돌아가는 짓을 해야 하냐고!"
    "친구니까! 이유 따위, 더는 필요 없어!"(봉쿠레와 광대 버기의 대화, 55권 535화)

 

    "친구니까!" ― 선장 루피가 늘 자신의 선원들에게 하는 이 말을 한때는 적이었던, 그리고 딱히 동료가 될 까닭도 계기도 없었던 봉쿠레가 말할 때, 독자는 반신반의하다가 깨닫는다. 루피의 입으로 듣는 말보다 봉쿠레의 이 말이 훨씬 더 숭고하다는 사실을, 루피가 말하는 친구나 동료는 평등한 구성원끼리의 연대(하나 더하기 하나 더하기 하나······)이지만, 봉쿠레가 말하는 친구는 자신의 절반(2분의 1 더하기 2분의 1)에 대한 호명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것이 어쩌면 '우정'과 '사랑'의 차이일 것이다.
    봉쿠레는 임펠다운의 감옥서장인 마젤란의 독에 당한 루피를 목숨을 걸고 구해 내고, 고통스러운 해독 치료를 받느라 사경을 헤매는 루피의 방을 지키며 하루 종일 그를 목이 터져라 응원했으며, 마침내 마젤란으로 변신해서 정의의 문을 열어 루피 일행을 탈출시키고는 그 자리에서 붙잡힌다.

 

   “너, 왜 또 이런 짓을 하는 건데! 그때처럼 말이야! 함께 탈옥하는 게 아니었냐구! 나, 계속 도움만 받고 있잖아! (중략) 그랬구나······ 뉴하프 자식, 우리를 위해 혼자 남아서······ 봉! 문이 곧 닫혀! 우리······ 갈게. 고마워!”(루피가 봉쿠레에게, 56권 548화)/span>

 

    이 숭고한 실천을 어찌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섯 개의 레벨에 따라 중죄인들을 가두고 있는 임펠다운은 해저 감옥으로 '지옥'을 형상화하고 있다. 봉쿠레는 다시 열리지 않을 임펠다운에 영원히 갇히는 길을 선택했다. 자신의 2분의 1인 루피를 내보내기 위해서 말이다.

 

    4
    마젤란의 독에 당해서 죽어가던 루피는 봉쿠레의 조력으로 뉴하프만 왕국의 여왕 엠포리오 이반코프와 그 일당에게 구원을 받는다. 뉴커머는 신인류를 뜻하며, 이반코프는 호르호르 열매 능력자로 호르몬 주사를 통해 죽어가는 이를 살리기도 하고 남자와 여자의 성별을 바꾸기도 한다.

 

    "15년 전 일국의 왕이었던 내 아버지가 뉴하프만 왕국에 발을 들여놓은 후 뉴하프가 되어 돌아왔어. 나라도 가정도 붕괴! 왕족인 난 해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구! 여기에 적이 있었다니! 이 전락 인생의 대가, 지금 여기서 받아내겠다."(무명의 해적)
“눼 아버지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걸로 족하잖니. 엄마 둘, 딸 하나. 아무렴 어떠니. 사이좋게 지내렴! (중략) 남자든 여자든 뉴하프든 원하는 인간이 되면 되잖니! 그깟 성별 따위의 경계, 놘 아니······ 워리들은 이미 초월했어! 그것이 새로운 인류, 뉴커머! 이곳은 자유의 동산, 뉴커머 랜드!”(이반코프, 55권 538화)

 

    (너는 나와) '다르다'에 가치판단이 개입하면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로 변하고 만다. 저 무명의 해적은 자신의 전락을 뉴하프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그것이 어찌 뉴하프 탓이겠는가. 뉴하프를 차별하는 불평등한 사회의 탓이다. 이반코프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든 여자든 뉴하프든 원하는 인간이 되면 되잖니! 그깟 성별 따위의 경계, 놘 아니······ 워리들은 이미 초월했어!" 인간이란 남자든 여자든 뉴하프든 차별되지 않는 하나였으며, 지금 2분의 1이 되었다고 해도 그 경계들을 '초월'해야, 다시 말해서 차별하지 않고 타인을 자신의 다른 2분의 1이라고 인정해야 진정한 신인류가 된다. 이반코프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 사랑이고 자유라는 사실을 설파하고 있다. 사랑이란 내 자신이 하나가 아니라 2분의 1임을 아는 일, 그래서 다른 이와 만나서 하나로 세어지는 일이며, 자유란 나와 네가 아무런 차별 없이 서로를 넘나드는, 하나가 되는 일이다.
    이 경지에 이르면 이미 싸움과 사랑은 한 가지 일의 두 가지 표현이 된다. 봉쿠레가 구사하는 뉴하프 권법은 발레 동작을 본뜬 것으로 ‘만취의 백조 무도회’ ‘백조 아라베스크’ ‘그 여름날의 회상록’, ‘그 겨울 하늘의 회상록’과 같은 서정적이고 정감어린 이름들을 갖고 있다. 이반코프의 ‘데스 윙크(죽음의 윙크)’는 큰 얼굴로 날리는 윙크로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는 기술이며, ‘헬 윙크(지옥의 윙크)’는 안면성장 호르몬으로 얼굴을 거대화한 다음에 날리는 윙크로 충격파를 내는 기술이며, ‘갤럭시 윙크’는 안면 스펙트럼이란 기술로 여러 개의 얼굴을 만들어(실제로는 얼굴을 빠른 속도로 움직여서 잔상을 불러내는 것이다) 사방에 윙크를 날리는 기술이다. 이들에게는 전투와 사랑의 현장이 둘이 아닌 것이다.

 

    5
    뉴하프가 여전히 논쟁이 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같은 인간 사이에도 분열이 있고, 그 분열된 둘에 속하지 않는 제3의 자리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다른 모든 차원에서도 동일한 차별을 저지른다. 성 차별, 지역 차별, 외국인 차별, 계급 차별······ 분리는 점점 불가역적인 것이 되고, 이 분열을 매개하거나 통합하는 제3의 자리는 추방된다. 우리가 '하나'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생각도 이데올로기다. 차라리 우리가 처음부터 여럿인 하나였다고, 그래서 지금의 '나'는 하나가 아니라 2분의 1이거나 8분의 1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어인은 좀 달라. 어인은 어인의, 인어는 인어의 먼 옛날 기억을 유전자에 품고 있거든. 문어 인어의 부모한테서 상어 인어가 태어난다면, 그거, 그 부모의 먼 조상 중 누군가가 상어 인어였다는 거지. 어인섬에선 누가 어떤 자식을 낳든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아. 그러니까 너희 인간들이 다른 형상의 이들을 구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애당초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어."(조선공 겸 바다의숲 연구자 덴이 프랑키에게, 63권 616화)

 

    원피스 세계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차별하지 않는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동물들(밍크족)이 있는가 하면, 물고기와 인간의 중간형들도 있다. 중간형에도 또 다른 '구별'이 있다. 상반신이 인간, 하반신이 물고기인 인어가 있는가 하면, 인간과 물고기의 합체형인 어인도 있다. 지금 말하고 있는 덴은 늑대고기 인어인데, 덴의 형인 톰은 복어 인어다. 둘이 서로 닮지 않았음을 의아해하는 프랑키에게 덴이 위와 같이 설명한다. 인어와 어인의 유전자에는 서로 다른 물고기의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 기억이 발현되면 문어 인어에게서 상어 인어가 태어나기도 하고, 늑대고기 인어와 복어 인어가 한 배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기억'이라고 표현하고 '유전정보'라고 읽지만, 이것은 앞에서 읽은 최초 인간의 신화에 나오는 기원(맨 처음 2분의 1이 된 인간의 조상)의 기원(그전의, 머리 둘에 팔다리가 여덟인 원형 인간)과도 통하는 얘기다. 그 기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후의 파생형을 통해서만 짐작되는 그런 기원, 자손의 표현형을 통해서 그 자신이 복수(複數)인 하나임을 증언하는 그런 기원 말이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인간들이 다른 형상의 이들을 구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애당초"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이다. 나는 이것이 원피스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아름다운 전언이라고 믿는다. 읽어 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작가소개 / 권혁웅

1997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마징가 계보학』, 『소문들』,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등이 있음.

 

   《문장웹진 2019년 01월호》

 

추천 콘텐츠

얼음이 어는 순간과 얼음이 녹는 순간, 그 슬픔의 음역

[문장웹진 REWIND] 얼음이 어는 순간과 얼음이 녹는 순간, 그 슬픔의 음역 -강성은의 「고딕 시대와 낭만주의자들」(《문장 웹진》 2008년 6월호) 최하연(시인, 前 문장웹진 편집위원) ‘글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떠오른 첫 문장은 이랬다. 이 첫 문장의 그 앞 문장은 없으므로, 돌아갈 곳이 없으니, 불능의 세계인데, 나는 없는 출발점으로 자꾸 돌아가고 있다. 어쩌면 나는 몇 덩어리의 문장을 쓴 뒤에, 원래의 첫 문장을 지우고 다시 썼는지도 모른다. 쓰던 글을 재차 읽어 가며 마지막 문장을 쓰고 나면, 그땐 첫 문장을 또 고치게 될까. 그렇게 고친 문장이 사실 저 앞의 문장이라면―아니 고친 뒤에 읽어 보니 아까 것이 나은 듯싶어 고민 끝에, 원래대로 돌려놓은 문장이라면―출발점 없는 출발점은 글 안에 있고, 여전히 불능한 첫 문장은 불능을 모른 채 남게 될 것이다. 2008년 5월호 문장 웹진엔 강성은의 시 「고딕 시대와 낭만주의자들」이 실려 있다. 이 글의 진짜 출발점은 사실 여기이다. 뾰족한 첨탑 위에 갇힌 누군가 구름에 편지를 써요 그럴 때 구름은 검은 빗방울을 뚝뚝 떨어뜨리지요 구름의 얼룩진 편지를 읽은 어떤 이들은 울음을 멈추고 검은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집니다 도시엔 무서운 전염병이 돌고 녹색의 박쥐 떼가 공중을 날아다닙니다 창백한 입술을 잃은 자들은 곧 두 손과 머리털을 잃고 두 눈알과 심장을 잃었지요 점점 희미해져 우리는 우리를 잃었지요 당신과 나의 비밀 이야기는 입속에서 입속으로 공기와 밤의 중얼거림을 통과하고 얼룩진 편지는 얼룩 고양이가 물고 밤의 담장 너머로 사라집니다 우리는 내일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지만 내일의 악몽을 점칠 수는 없었어요 빗방울은 때로 격렬하게 내립니다 한 방울 뒤에는 수천만 우주의 모든 물방울들이 뾰족하고 오래된 첨탑 위의 편지는 전해 오는 이야기 속에서 날마다 더 아름다워져 갑니다 우리는 첨탑 위로 답장을 보내는 법을 모르고 얼음이 어는 순간과 얼음이 녹는 순간 슬픔의 음역을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고딕 시대와 낭만주의자들」 전문 회고가 실패의 알리바이를 지워 내듯, 전망이 이 지울 수 없는 실패의 유예이듯, 지속 가능한 내일에 대한 일반의 믿음 또한 불능을 모르는 불능의 세계이다. 이 세계는 언제나 힘이 셌다. 우리는 그것을 산문의 세계로 불렀고, 시는 산문의 세계로부터 이격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나아가 그곳에서 늘 첫 문장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가 “내일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지만/ 내일의 악몽을 점칠 수는 없”는 것처럼, 그렇게 시작한 시는 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산문의 세계로 붙잡혀 돌아오는 “내일의 악몽”이다. 이 정황에는 하나의 커다란 허방이 있다. 누가 누의 내일이 될 수 있는가. 혹은 되어야만 하는가. 시인은 “얼음이 어는 순간과 얼음이 녹는 순간 슬픔의 음역”을 발견한다. 그런데 빙점은 과연 물의 내일일까, 얼음

  • 관리자
  • 2025-08-01
스물의 체스

[에세이] 스물의 체스 유지혜 생애 처음 체스를 배웠다. 체스는 내 왕을 사수하면서 상대의 왕을 공격하는 전략 게임이다. 내 편에는 총 16개의 기물이 주어진다. 앞줄에는 폰(pawn)이 줄지어 서 있고, 뒷줄에는 왕, 퀸 등 다양한 말들이 대칭을 이루며 자리하며 각 기물마다 고유한 움직임이 있다. 킹(king)은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움직임이 적다. 생존이 최우선 인지라 보통 다른 말들의 보호를 받으며 자리를 보존한다. 반면 작은 몸집으로 제일 많이 싸우는 건 앞줄의 작은 말 폰(pawn)이다. 그러나 나는 폰의 쓸모를 무시했다. 한 칸씩만 움직이는 폰이 지루했기 때문이다. 대각선을 가로지르는 비숍(bishop)으로 판을 압도하고 싶었고, L자로 움직이는 나이트(knight)로는 상대가 시야에서 놓친 구석을 공격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나는 근사하고도 빨리 이기고 싶었다. 결국 큰 말을 무리하게 내세우다 졌다. 그때 게임을 같이 두던 상대가 내게 말했다. 폰, 이 쫄병을 쭉쭉 내보내는 것도 중요해. 하찮아 보여도 얘가 뭘 지켜줄지 몰라. 체스판처럼 인생에도 전략과 기세, 무엇보다 여러 번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너무 빨리 망하지 말라고, 인생에는 젊음이라는 폰이 주어지는 줄도 모른다. 폰처럼 젊은 날은 가치는 적은 대신 여러 개이기 때문이다. 아직 무엇이 될지 모르는 인생의 한복판에서 기껏해야 한두 걸음 내딛는 시기. 젊음은 헐값에 좋은 것을 쟁취할지도 모를 기회이다. 하지만 스물엔 그 누구도 전지적 작가 시점에 있지 않다. 앞수를 읽는 노련함은 없다. 가장 작은 몸집으로 큰 세상을 향해 나가는 폰의 시점일 뿐이다. 스스로의 위치조차 가까스로 가늠할 수 있을 뿐. 좀 더 가면 헐값에 잡아먹힐 것 같다는 불안이 몰려올 수도 있다. 더 대범했어도 되었다는 건 순전히 그 시기를 지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갓 성인이 된 2011년, 나에게도 스물이라는 핑계로 얼떨떨한 용기를 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지도, 술을 마시지도, 첫 애인을 사귀지도, 여행을 가지도 않았다. 대신 압구정에 있는 모델 학원을 등록했다. 어릴 적부터 사람들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인 내게 모델을 권했기 때문이었다. 지망했던 대학에 불합격한 나에게는 아득할 만큼 시간이 많았다. 뉴코아 아울렛에서 5만원을 주고 산 빨강색 게스 구두를 신고 몸매를 드러내는 옷차림의 나는 한쪽 벽 전면이 거울인 연습실에서 워킹을 연습했다. 우리 기수에는 타고난 것으로 먹고 살고자 하지만 그렇다 할 독기는 보이지 않는 이십 대 초반 언저리의 남녀가 모여 있었다. 자신감이 충만한 건지 없는 건지 분간하지 어려운, 겉멋이 잔뜩 들었지만 그로 인해 활기찬 사람들이었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몇몇 친구들과 나는 금세 친해졌다. 그들은 당시 유행했던 발렌시아가 가방을 어디서 제일 싸게 구할 수 있는지를,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립스틱의 품명을, 이마 보톡스의 효과를 알았다. 그들은 어른의 세계에 진입한 이들이었으나 나는 아니었다. 다들 택시를 타고

  • 관리자
  • 2025-08-01
날마다 한 걸음

[에세이] 날마다 한 걸음 고수리 상경했던 날을 기억한다. 버스를 타고 다섯 시간을 달려 강남터미널에 도착했다. 대합실을 나서자마자 길을 잃었다. 인파 속에 덩그러니 나 혼자. 서울 한복판에 뚝 떨궈진 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서울의 첫인상은 삭막한 회빛, 그리고 몹시 추웠다. 눈이 푹푹 내리던 강원도는 사방이 희고도 따뜻했는데. 나는 목도리를 둘둘 고쳐 매고 한 걸음 내디뎠다. 서울은 복잡하구나. 시끄럽구나. 무심하구나. 아무도 웃지 않는구나. 애꿎은 지하상가를 헤매다 얽히고설킨 출구를 빙빙 돌다가 겨우 개찰구를 찾아 전철표를 샀다. 전철을 타 보는 것도 혼자선 처음 해 보는 일이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전철 손잡이를 붙들고 서서 노선도를 올려다보았다. 풀빛으로 주욱 이어진 선을 따라 도착할 역사는 ‘온수(溫水)’. 따뜻한 물이라는 이름이 그나마 위안처럼 스몄다. 온수역에 내려 자취방을 찾아갔다. 대로변 가로 이어진 인도를 한참 걸어가다가 멈춰 섰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새겨진 해태상을 맞닥뜨렸을 때, 기이한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돌아보니 ‘안녕히 가십시오 서울특별시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바로 맞은편에는 ‘어서 오십시오 경기도 부천시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나는 경계에 서 있었다. 아니, 이 기이한 기분의 실체는 기시감일지도. 불안하고 난처한 마음 한구석에 익숙하고도 지긋한 체념이 몰려왔다. 나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서울과 부천 사이에 그어진 경계선을 한 걸음 넘어섰다. 거기에 내가 살 방이 있었다. 내 사정 역시 고학생들의 유구한 상경의 역사와 다를 바 없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고, 집안 형편이 어려웠고, 집세는 감당할 수 없으니, 학교 근처에 가장 싼 방을 수소문해 들어갔다. 상경해 처음으로 얻은 방은 월세 18만 원짜리 남녀공용 고시원 방이었다. 한낮에도 침침한 복도를 걸어가 방문을 더듬어 열 때마다, 엄마가 이 방을 안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형광등부터 켰다. 창문 없는 길쭉한 방. 방문을 걸어 잠그고 웅크려 누우면 어둡고 눅눅한 관 속에 눕는 기분이었다. 얇은 합판을 덧대어 가른 방은 방음이 되지 않았고, 간간이 들리는 기침 소리와 통화 소리, 텔레비전 소리에 사람들이 나란히 누워 살아 있구나 실감했다. 아침마다 등교하는 대학교는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에 있었다. 밤마다 돌아가는 고시원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었다. 나는 어디에 속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 시절에도 그랬다.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3년을 유학하고, 졸업 후에 잠시 강원도 삼척시에서 지냈다. 삼척은 엄마의 고향이자 내가 중학교 시절을 보냈던 도시지만, 거기도 선뜻 내 고향이라고까지 말하긴 어려웠다. 나는 오래전부터 떠돌며 살았다. 아무도 모르게 함구해야 할 사정이란 게 삶을 짓누를수록 나는 가벼워져야 했다. 짐 하나만 꾸리면 잠시나마 살아갈 사람처럼, 짐 하나만 꾸리면 언제라도 사라질 사람처럼. 갑작스럽고 비밀스럽게

  • 관리자
  • 2025-08-01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