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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상해

  • 작성일 2023-01-01

사람은 이상해

이훤


사람은 이상해 사람을 믿게 하지 사람은 이상해 들고 있던 사람을 떨어뜨리지 사람은 이상해 그게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사람은 이상해 아침에는 누구든 덜 미워한다 사람은 이상해 기분이 망가지는 데 몇 초가 안 걸리지 사람은 이상해 일어나면 거울을 본다 머리 만지고 자기 얼굴 보는 데 그 많은 시간을 쓴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앞으로만 보면서 사람은 이상해 필요하면 곁눈을 만든다 사람은 이상해 바닥을 보며 걷는다 사람은 이상해 부딪혔는데 왜 사과를 안 해? 사람은 이상해 삼 초 안 지났다며 떨어뜨린 걸 주워 먹는다 사람은 이상해 노숙자를 멀찌감치 비켜 가지


사람은 이상해 그 많은 생일을 기억한다 사람은 이상해 너무 많은 생일을 까먹는다 사람은 이상해 촛농 떨어질 걸 알면서 초에 불을 붙이지 사람은 이상해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축하 노래를 어떻게 다 외우지? 사람은 이상해 파티가 성대할수록 밤이 무거워진다 사람은 이상해 편애를 한다 자신이 공평하다고 믿으면서 사람은 이상해 아니, 사랑에 대해 이렇게 자주 말하는 생명체를 보았어? 사람은 이상해 매일 죄 지으면서 이웃을 탓한다 사람은 이상해 용서를 자격이라고 생각한다 끔찍한 말을 뱉은 목구멍에 음식을 넣지 사람은 이상해 화해를 한다 사람은 이상해 우정을 한다 사람은 이상해 흉내를 낸다 흉내 내다 보면 믿게 되기도 한다 사람은 이상해 몸이 아프면 눈이 많아진다 사람은 이상해 모르는 자신을 발명한다 돌려받지 못할 때까지 빌려준다 그리고 도둑맞는다


사람은 이상해 쉽게 확신하지 누군가는 그게 갸륵하다고 누군가는 불쌍하다고 한다 사람은 이상해 빚을 약속처럼 쓴다 약속을 빚처럼 쓴다 사람은 이상해 자신이 만든 돈보다 자주 작아진다 사람은 이상해 아주 비싼 물건을 만들지 그걸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또 빌린다 그걸 샀기 때문에 그날 누군가는 밥을 먹는다 사람은 이상해 관을 짜고 바다를 잇고 사람과 사람 사이 터널을 짓는다 그런 일은 중요하지 사람은 이상해 타인을 드나들다 자신에게 도착한다 사람은 이상해 이 정도면 잘살았지 생각한다 사람은 이상해 잘사는 게 뭔데? 사람은 이상해 질문한다 사람은 이상해 그만한다 사람은 이상해 다시 한다 사람은


이상해


정말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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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소 이훤 숙희야 남희야 미안해 비슷한 주소에 살던 너희 친구로 만든 고기 사료를 너희에게 준 사람이 있었다는 게 미안해 너희를 다 쓴 냄비처럼 폐기한 것도 사랑이 다 그렇지는 않아 인간의 사랑이 다 그렇지는 않아 너희에게 용서를 배워 나는 아직 용서하지 못한 시절이 있어 돌아가고 싶지 않은 친구가 있어 어떻게 하면 미워하지 않고 살 수 있어? 토해 내는 털 뭉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기다렸구나 모든 마음을 번복하고 싶을 때 어떻게 돌아갈 수 있어? 알아 너희도 겁이 많아 냉장고에 놀라고 너무 빠른 걸음에 놀라고 밤의 적요에 놀라고 모자 쓴 친구에 까무러치지 그리고 인사하러 오지 또 인사하러 오지 너의 믿음을 배워 더 괜찮은 동물이 되는 연습을 해 머리부터 만져야 놀라지 않아 살쾡이에서 시작된 너희와 식구가 된 사건을 자꾸 잊어 천 년이나 노력한 역사를 낚싯대로 작은 재주 부리면 너는 알아주지 그게 생선 아닌 건 언제부터 알았어? 이 방은 네가 원할 때 언제든 사냥터야 목덜미 무는 새가 날지 않아도 이 동네에선 사람이 매일 다친다 탓하는 혀 건너뛰는 눈 지우는 귀 발톱 없이 할퀴는 것들에 발톱으로 대답할까 봐 무서워 털이 다 빠지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자라지 어떤 마음은 영영 자라지 않고 아침은 그래도 들이친다 눈이 떠지니까 눈을 뜬다 세계가 머리맡에 머리 맡에는 너희가 밤을 닫아도 너희가 동생이었다가 딸이었다가 친구 되어도 너는 다시 폐기되지 않을 거야 집을 부르면 집이 있을 거야 나의 이름과 너의 이름은 주소가 된 거야

  • 이훤
  • 20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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