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잘 지내시나요?
- 작성일 200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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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술병난 사람들, 구걸하는 사람들, 추운 사람들, 허탈한 사람들, 기대에 부푼 사람들, 착잡한 사람들, 화가 난 사람들, 냉담한 사람들, 엉엉 울고 싶은 사람들.......
사람들 속에서 무사하신가요?
아이 키우고 직장 다니며 컴퓨터로 제 소설을 다시 치신다던 은강 님 생각이 나네요.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덜 어두운 소설을 쓸걸 그랬어요. 일부러 그랬던 건 아니지만....... 여전히 고단하고 힘드신가요. 우리 힘내기로 해요.
모두들 힘내기로 해요.
요즘은 "말보다 행동"이란 말을 생각해요. 결국 사람은 행동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거라는 생각. 말이 아니라.
말로 상처받고 말로 변명하고 말로 좌지우지되는 우리는 참 어리석은 거라는 생각./ 말 뒤의 그 사람, 그 사람의 행적을 봐야 하는데......
달콤하고 굳건한 맹세 뒤에 오래가지 않는 쓸쓸한 순정이 있을 수 있고, 건조하고 냉정한 언어 뒤에 간절한 믿음이나 희망이 숨어 있을 수 있지요.
언어가 주는 환상이 걷히고 난 뒤 바라보는 사람과 세상은 시시하고 가엾고, 더러 가볍고
우스꽝스러울지 모르지만, 진실이란 원래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인생이란 비극보다는 희극에 가까운지도.
최근 세간을 뒤흔든 두 사람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언어란 참 나약하고 비루하구나. 눈물마저 비루하구나. 가엾고 우습고 시시하구나.
그들을 증명해줄 수 있는 건 오로지 그들의 행위뿐이구나.
새로 오는 해에는.......말에 매이지 않고 사람의 실체를 보고, 삶의 실체를 보고, 또한 언어 이전에 건재하는 저 자신의 실체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타산지석으로, 변명과 자기 옹호가 얼마나 어리석고 안쓰러워 보이는지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노래 발표(!)도 꾸준히 할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새해 방송부터, <잠수함 통신>을 <잠수함 노래일기>로 바꿔서. 물론 몹시 어설프다는 거 알지만, 노래 만들면서 순수한 기쁨을 느끼거든요. 그저 웃으면서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간혹 소리를 지르고 팔짝팔짝 뛰며 불러야 하는 노래도 있는데, 이 방송을 켜놓고 잠드신다는 분들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아, 그리고 로고송 '12월 이야기'는 가수 이지상 선생님이 제가 잠수함 통신에서 불렀던 노래 위에 기타 반주를 입혀주신 거예요. 전화드리기가 하도 멋쩍어서, 여태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박자부터 어색한 제 노래를 들어주시고, 반주까지 넣어주셔서 정말 부끄럽고도 감사하다는 말씀, 이 자리를 빌어서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올해의 마지막 방송에서 뵐게요.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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