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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 작성일 2013-07-01

전문가

- 우리

조혜은


멀어지는 사람들. 오늘의 공포. 필연적으로 무엇이 되는 사람들. 점 속에 자신을 가두고 우주를 초대하는 오늘. 지향점이 없는 사람들. 삐걱거리는 저녁. 온몸에 밑줄을 긋고 칼을 대고 안경을 벗는다. 늦은 밤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남자들. 해동시켜주세요. 집을 가진 사람들은 집으로, 집으로. 얼마든지 잃어버려도 되는 가슴과 처음부터 없어도 되는 가슴을 가진 여자들. 가슴이 아파도 당당한 사람들. 수정테이프를 두르고. 해동시켜주세요. 내 피부에 닿은 당신의 살점이 녹아 더욱 싸늘한 우리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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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체육관 - 우산 조혜은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마음을 애태워 혼자 쓰고 있던 날 꿈속에서 나는 여러 번 문을 잠갔다 꿈인 줄 알면서도 우산을 놓고 나와 다시 들어갔고 불투명한 모든 정면에서 나를 발견했다 저녁을 통과했다 머리가 깨진 줄도 모르고 미끄럼틀에 물을 잔뜩 뿌려 나선형을 그리고 내려오는 아이들 곁에서 위태로운 모든 측면에서 마스크를 쓰고 숨통을 틀어막은 나와 나 나는 내가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견디지 못했다 망가진 내가 있는 아이들 서로의 머리칼에 밴 비슷한 저녁의 냄새를 맡으며 손등을 펴면 진실이 보이고 손바닥을 펴면 진짜가 보이지 내가 아직도 당신을 좋아하는 게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에요 더하고 더해도 사랑은 불안한 것이었다 나는 깨어진 날들을 망설였다 터널을 지나는 내가 있고 아이들을 두고 사라지는 나의 세계 그런 나의 아이들을 시청하며 이다지도 온건한 나의 삶을 손톱으로 쥐어뜯고 싶어져요 그가 휙 돌며 말했다 당신은 여전히 초보입니다 듣는 나보다 더 모욕을 느끼는 것처럼 하나씩 감정을 눌러 가며 나는 애써 나의 존재를 모르는 척 기억하려는 사람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과 남의 인생을 얼마나 수렁으로 몰아넣는지 나는 알고 있어요 거절하지 못해 무책임해지죠 망가진 사람과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 가운데에서 더 잘못한 쪽은 누구일까요 엄마는 왜 반쪽이야? 반만 남은 커피의 모양으로 나의 세계가 출렁일 때, 카페의 유리문 너머로는 서로의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지나고 있었다. 아무리 반성해도 돌이킬 수 없는 당신과 나 빠르게 부서지는 비의 입술이 낱낱이 우산의 흔적을 좇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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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은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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