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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발표 신작시] 당신의 날씨

  • 작성일 2014-04-01

 

[문장의 소리 공개방송 발표 신작시]

 

 

당신의 날씨

 

 


김 근

 

 

 

 

 

    돌아누운 뒤통수 점점 커다래지는 그늘 그 그늘 안으로

 

    손을 뻗다 뻗다 닿을 수는 전혀 없어 나 또한 돌아누운 적 있다

 

    서로가 서로를 비출 수 없어 나 또한 그만 눈 감은 적 있다

 

    멀리 세월을 에돌아 어디서 차고 매운 바람 냄새 훅 끼쳐올 때

 

    낡은 거울의 먼지얼룩쯤에서 울고 있다고 당신의 기별은 오고

 

    갑작스러운 추위의 무늬를 헤아려 되비추는 일마저 흐려진 아침

 

    하얗게 서리 앉은 풀들의 피부에 대해서 안부를 묻는 일도

 

    간밤 산을 내려와 닭 한 마리 못 물고 간 족제비의 허리

 

    그 쓸쓸히 휘었다 펴지는 시간의 굴곡에 대해서 그리워하는 일도

 

    한 가지로, 선득한 빈방의 윗목 같을 때, 매양 그러기만 할 때,

 

    눈은 내려 푹푹 쌓이고 쌓이다 쌓이다 나도 당신의 기별도 마침내

 

    하얘지고 그만 지치고 지치다 지치다 봄은 또 어른어른 어른거리는

 

    들판의 주름으로 와서 그 주름들 사이로 꽃은 또 가뭇없이 져 내리고 꽃처럼도

 

    나비처럼도 아니게 아니게만 기어이 살아서 나 또한 뒤통수 그늘 키우며

 

    눈 못 뜨는 세월 당신은 또 무슨 탁한 거울 속에서나 바람 부는가 늙고 늙는가

 

    문득 그렇게 문득문득만 묻고 물은 적 있다 있고 있고 있고만 있다

 

 

 

 

   《문장웹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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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 - 신작시 「당신의 날씨」 감상하러 가기 [...]

    • 2014-04-08 13:49:1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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