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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 같은 책 이야기]인생은 패스트리처럼

  • 작성일 2014-03-15
  • 조회수 622


[숨겨진 보물 같은 책 이야기]



인생은 패스트리처럼 겹겹이 부푼다



서유미(소설가)



강의실의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도서관 서가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지곤 했다.

놀라운-아버지


몇 년 전에 지역의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라는 주제로 육 개월 동안 진행했는데, 이십대부터 칠십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모였다. 모녀가 함께 수강하는 경우도 있고 부부가 같이 나오거나 친구끼리 듣는 분들도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하는 수업이라 하루는 좋은 글을 읽은 뒤 느낌을 나누었고, 그 다음 수업에서는 짧은 글을 직접 써보았다.
무료 강좌였지만 초여름에 시작한 수업은 단번에 어떤 열기로 끓어올랐다. 젊은 분들은 앞자리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고 작품에 대한 반응이나 흡수도 빨랐다. 멋진 소설을 쓰겠다며 포부를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수강생들은 입을 모아 한국소설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고 얘기했고 다들 읽고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러나 한 달쯤 지나자 처음의 기세와 달리 젊은 층의 지각과 결석이 이어졌고 장기 결석은 결국 중도탈락으로 이어졌다. 나 역시 큰 맘 먹고 헬스클럽에 등록해놓은 뒤 몇 번 빼먹다가 흐지부지해본 경험이 있으므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강의실의 평균연령이 올라갈수록 은근슬쩍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여름이 깊어가면서 지각과 결석은 사라졌고 놀랍게도 수업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부모님 또래의 어르신들은 책을 한 권 권해드리면 그 작가의 다른 책까지 읽어 오는 열의를 보이셨고 짧은 글 한 편을 과제로 내면 몇 편씩 써 오셨다. 어른들을 모시고 수업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건 기우에 불과했다.
그분들은 뭔가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나란 인간에 대해, 내가 살아오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해 그냥 버려두고 지나치는 게 아니라 더 늦기 전에 풀어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비슷한 생각으로 모인 수강생들은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어 문우가 되었다. 소설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눌 때,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써 온 글을 읽고 느낌을 나누는 동안 우리는 모두 화자의 삶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건 50년대의 부산이기도 했고 70년대의 서울이 배경이기도 했다. 글 속의 주인공은 소년이었다가 아버지가 되었고 중년에 접어들었다. 그분들의 내면에는 삶에 대한 경험과 느낌이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었다.
언젠가 퇴직 후 제 2의 인생을 살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신문에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첫 손가락에 꼽힌 것이 바로 ‘작가’였다. 그것은 작가라는 직업이 멋있어 보여서이기도 하겠지만 인간에게는 근원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생업이 종사하면서 업무와 조직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사람일수록, 어떤 격랑 속을 정신없이 헤쳐 온 뒤에 멈춘 사람일수록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노인들 사이에서 자서전 쓰기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숨겨진 보석 같은 책 『놀라운 아버지』도 그렇게 탄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1935년에 태어나 미술을 전공한 저자는 평생을 미술교사로 지내다가 정년퇴직했다. 책의 첫 장에서 저자는 “예부터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으나, 나는 미술을 전공한 자로서 이렇다 할 화집이나 자서전 한 권 남기는 것 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뻔하였다. 그런데 다행히 막내아들 해준이가 미술가의 길을 걷게 되어…… 틈틈이 내가 살아온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쓰고 있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자신의 삶에 있는 어떤 것을 흩어지지 않는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걸 실천하기가 쉽지 않고 그저 열망으로 묻어두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작가의 인생 중 1937년부터 1974년까지의 삶의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적인 유년 시절의 기억(뱀을 보았다거나 가지고 논 일, 처음으로 귀신을 목격한 일)에서부터 아버지가 일본으로 징용을 가신 일, 그래서 이듬 해 가족들이 아버지가 계신 북해도 탄광마을에 가서 살았던 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겪은 전쟁과 가난한 삶을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개인의 삶과 경험을 담은 동시에 한 세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연필로 꼼꼼하게 그리고 그 옆에 이야기하듯 글을 곁들여서 무겁거나 비장하지 않고 마치 잠자리에 누워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제목인 ‘놀라운 아버지’는 이 책을 기획한 막내아들의 입장에서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 표면적으로는 오래 전의 일들을 이렇게 다양한 방면으로 자세하게 기억해내고 꼼꼼히 되살려낸(이야기뿐이 아니라 인물이나 배경까지 정확하게 그려야 했으므로) 아버지가 놀랍고 대단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읽은 뒤 마침내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그저 평범하게 보이던 아버지라는 사람을 둘러싼 외부와 내부의 여러 겹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일제 식민 통치, 해방과 분단, 혁명과 독재, 근대화 같이 아버지가 거쳐 온 시대의 무거움과 그 속의 개인의 삶, 그 삶을 운영하거나 바라보는 방식, 거기 담긴 열망과 좌절, 역경과 눈물, 웃음과 천진함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남다른 볼륨감을 선사한다. 겹겹이 제대로 부풀어 오른 패스트리처럼. 그러니까 아들은 이 책 이전의 아버지와 이후의 아버지가 너무 다르다는 의미에서 ‘놀라운’ 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따금 이 책의 아무 페이지나 넘겨 그림과 짧은 글을 다시 읽어보곤 한다. 어떤 죽음과 헤어짐에 대해, 그 사람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그려가며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슬프다거나 애통하다고 쓰지 않고, 다만 그립다고 그 이후로 못 보게 되었다고 쓰는 마음이 가만히 와 닿는다.
책 속의 그림은, 아니 책을 이루는 그림은 연필로만 그린 것이라 첫눈에 보기에는 좀 투박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들여다볼수록 그 꼼꼼함과 세심함에 놀라게 된다. 나 역시 그냥 일기가 아니라 없는 솜씨에 그림일기를 쓰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긴다. 이 ‘놀라운’ 책의 뒷이야기가 또 나올 예정이라니 반갑고 기다려진다.


수업할 때 나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한 권의 책이다, 라는 말을 자주 했다. 강의실의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도서관 서가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지곤 했다.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경험과 느낌에 대해 쓰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읽혀지기를 바라는 책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는 것이다. 『놀라운 아버지』는 바로 사람이 책이 된 실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의 강의가 끝날 무렵 수강생들은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봄날의 노트』라는 문집을 만들었다. 하늘에서 글자들이 비처럼 내려오고 노트 위에는 새싹이 피어나는 표지였다. 인생의 봄날과 읽고 쓰는 일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었다. 그것은 분명히 어떤 놀라움의 시작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분들이 모임을 만들어 매달 읽고 쓰고 있다니 말이다. 내가 그 놀라움의 한 자리를 차지했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글틴 웹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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