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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글 공모> "내생에 가장 기분좋았던 나눔은 ?"

  • 작성일 2009-04-01
  • 조회수 5,95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나눔추진단 문학나눔사무국에 인세로 나눔 후원을 실천하는 도서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_Y브릭로드] 출간을 기념, 인터넷문학도시 문장(www.munjang.or.kr) 회원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특별 이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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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07건

  • 익명

    나눔으로 만들어진 희망<br/><!--StartFragment--><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9pt">마트에서 그녀와 만났습니다. “Hello,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SPAN></P><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9pt">나의 물음에 그녀는 “필리핀”이라고 말하더니 이름은 엘리자베스이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지갑에 들어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그녀의 아이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참 외로웠나보다! 아이들을 무척 사랑하고 있구나!’</SPAN></P><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9pt">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던 나는 그녀에게 우리 센터의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가르쳐줄 수 있느냐고 물음에 그녀는 선뜻 대답해 주었고 전화번호만 받은 뒤 헤어졌습니다. 1년 후에 다시 그와 만났고 그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정말 재미있고 열정적으로 아이들과 지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녀가 좋았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에 그녀는 장기간 병원에 있어야 했고, 그녀를 돌보기 위해 남편과 시어머니는 농사를 포기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간호하며 지냈습니다. 두달이 넘어서야 백혈병이라는 병명이 나왔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과 남편과 시어머니를 위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희망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센터의 아이들이 쓴 편지를 읽어주고 또 아이들을 돌보며 그녀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녀를 방공과 신문 매체에도 소개했었는데 그녀는 방송 중에 “아이들을 두고 갈 수 없으니 하나님 살려주세요!”라고 하였습니다. 목회를 하고 있는 남편과 저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희망을 갖고 투병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그녀가 마음이 아팠고 그녀와 아픔을 나누며 지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희망의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경북 영덕에 사시는 심마니 할아버지는 그녀의 방송을 보고 그녀를 불쌍히 생각하셨습니다. 그녀가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편지와 함께 약초를 달여 보내주셨습니다. 그 약초는 ‘지치’라고 불리는 약초인데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이 약초는 중국과 북한에서는 백혈병의 특효약으로 알려진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이 약초를 손수 캐어서 달여 보내주셨고 매일 전화하시며 잘 먹냐고 확인하셨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서양의 의학만을 믿노라 하였지만 그런 할아버지의 정성과 우리의 사랑에 눈물을 흘리며 먹었습니다. 그녀를 살리기 위한 마음을 나누었던 할아버지의 정성과 우리의 사랑은 그녀를 회복하게 하였습니다. 그녀의 투병 생활로 알코올에 빠졌던 남편도 희망을 잃었던 시어머니도 열심히 나음을 믿으며 일상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얼마전에는 나라에서 만들어준 전통 혼례식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다짐을 하며 결혼식도 다시 했었습니다.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그녀의 고통과 아픔도 함께 나누며 사랑을 꽃피게 한 나눔의 시간들이 그녀가 이겨내야 할 힘을 갖게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큰 파도가 덮친다 해도 그녀와 나눈 아픔을 기억해내며 넘어가리라 다짐합니다. 내 생애 가장 소중한 나눔을 가졌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SPAN></P>

    • 2009-04-10 15:13:27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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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07 여름, 이토록 뜨거웠던 순간<br/><!--StartFragment--><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FONT face=wooriDotum>“안녕? 난초야 ”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FONT face=wooriDotum>“흐아! ”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FONT face=wooriDotum>우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FONT face=wooriDotum><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2007년 중 가장 무덥던 여름, 나는 서울 시립 어린이병원에 봉사활동을 간 것이다. 이곳은 중증 장애를 갖고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다. 내가 맡게 된 아이는 안면 희귀병을 앓고 있는 난초라는 아이였다. 아이는 뽀로로를 가장 좋아했는데 처음 나를 보고는 무서워서 계속 피하기 시작했다. 나는 하루에 두 세 번 씩 눈을 맞추는 일명 ‘얼굴 맞대기 놀이’를 계속 해줬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난초는 이제는 제법 나에게 와서 얼굴을 들이대기도 했다. </SPAN></FONT></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FONT face=wooriDotum><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SPAN></FONT>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FONT face=wooriDotum><SPAN lang=EN-US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나는 난초에게 쎄쎄쎄와 박수치기를 가르쳐주었다. 처음 난초 손에 내 손을 치자 때리는 것으로 오해한 난초는 또 다시 “으아아!!!”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내 내가 하는 것을 자기도 보고 곧바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다섯 번 연속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의 리듬을 난초에게 알려주고 두 번째로 “계수나무 한 나무~ 하얀 쪽배에~”도 알려주었다.</SPAN><SPAN lang=EN-US style="FONT-WEIGHT: bold; FONT-SIZE: 11pt; 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 mso-fareast-font-family: 휴먼명조"> </SPAN><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난초는 생각보다 똑똑했다. 간호사분들은 난초가 그저 식탐만 강한 고집불통이라고 혼냈지만 그런 난초의 모습 뒤에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본 것이다. </SPAN></FONT></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이어서 난초의 눈높이에 맞춰 내가 개발한 놀이를 통해 나는 아이와 점점 친해질 수 있었다. 그것은 ‘만세놀이’였다. 이 만세 놀이는 내가 개발한 것인데, 내가 만세를 하고 있으면 저기 맨 끝에서 난초가 달려와 나에게 안기는 놀이다. 난초는 만세놀이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도 빨랐다. 달려와 안기는 속도는 거의 빛의 속도요, 뛰어오는 모습은 거의 환희 그 자체였다. 난초가 어떤 경계심 없이 무조건적으로 내게 자신을 맡기는 유일한 순간이기도 했다. 월요일마다 51병동에 있는 모든 아가들은 목욕을 한다. 목욕을 시키던 중 재밌는 일이 있었다. 잠깐 발을 헛디뎌서 두 손을 위로 올리고 넘어질 뻔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난초는 ‘만세 놀이’를 청하는 줄 알고 비누거품이 묻은 채로 나에게 안겨 옷이 다 젖었던 적이 있었다. (난초는 여전히 빵빵한 배를 두들기며 아무렇지 않게 뽀로로를 시청하며 즐거워했지만…)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또 어느날은, 아침부터 간호사언니가 난초를 세워놓고 혼내는 것이 보였다. 언니는 기가 차단 듯이 “아니 얘가 글쎄 코 옆에 있는 상처 딱지 큰 게 있었는데 배고프다고 떼어 먹은 거 있죠?”라고 말하며 난초를 쥐어박았다. 나는 일단 방구석으로 난초를 데려갔다. 난초는 이미 눈물 투성이였고, 입에서는 빨간 피딱지 하나가 들어있었다. 간식으로 먹으려고 가져왔던 초콜릿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나에게 걸려든 난초는 입안에 고이 넣어둔 딱지를 내게 주었고, 나는 달콤한 초콜릿을 주었다. 난초는 다시는 상처 딱지를 떼지 않겠다고 나와 약속했다.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나는 ‘만세놀이는 거품목욕하고 있을 땐 하면 안 된다’, ‘치카 치카를 할 땐 언니를 발로 차선 안 된다’, ‘밥을 먹을 땐 친구 밥에 손을 넣고 빼앗아 먹으면 안 된다’, ‘뽀로로를 볼 땐 식탁에 올라가서 보면 안 된다. 화장실에 </FON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가서는 꼭 쉬야를 하고 뒤에 물을 내려야 한다’, ‘우유를 먹고 나면 입안에 넣고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꿀꺽 삼켜야한다’ 등등 몇 가지 규칙을 아이에게 알려주었다. </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후 에도 난초가 너무 보고 싶었다. 정확히 한 달이 지나고, 다시 봉사활동을 하기위해 병원을 찾았다. 역시나 난초는 홀로 손으로 배를 치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난초를 와락 안으며 난초야 라고 했지만 난초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2주마다 봉사활동을 갔지만 난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지금도 난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 놀이를 청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얼굴로 내게 달려온다. 난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은 내가 나누었던 그 어떤 시간들보다도 소중했던 나눔의 기억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비단 난초에게만 나누어준 것이 아니라 나도 나눔을 받았기 때문이리라.</FONT></SPAN></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FONT></SPAN> </P><P class=바탕글 style="TEXT-ALIGN: left"><SPAN style="FONT-SIZE: 11pt; FONT-FAMILY: 휴먼명조; mso-ascii-font-family: HCI Poppy; mso-hansi-font-family: HCI Poppy"><FONT face=wooriDotum>여전히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난초를 위해 나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련다. 난초에게 조금이나마 추억이 되었을 지난 그 시간들을 회상하며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안녕 난초야?</FONT></SPAN></P></SPAN>

    • 2009-04-10 15:20:3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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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길고도 짧았던 나의 11일<br/><P><FONT face=wooriDotum90c1> 2009년 추위 속에서 참고 견디다가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던 한 봄 날이었다.난 감기가 너무 심해서 작은 개인 병원보다는 큰 병원에서 입원이라도 하자는 엄마의 말에 난 그저 알았다고 답을 표했다.그 당시에는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심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나는 생각을 고쳐먹었다.소아청소년과, 그래 그 곳이 그와의 첫 만남이였다.</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 <FONT face=wooriDotum90c1>"엄마, 여기 앉아있자" 난 그 한 마디를 내뱉고서 남은 의자를 찾아보았다, 엄마는 접수처 앞에 있는 정수기에 가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의자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서 나를 멀뚱 멀뚱 쳐다보았다.처음엔 '저 사람은 도대체 뭔데 날 저렇게 쳐다보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며 순식간에 슬픈 눈을 짓더니 다시 멀뚱히 쳐다보았다.'뭘까, 저 사람..도대체' 그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그 남자는 그렇게 나를 계속 멀뚱히 쳐다보며 엄마와 내가 자리에 앉을때까지 날 그렇게 쳐다보았다.그게 내 마음 속 그와의 첫 만남이였다.그도 나와 비슷하게 검사를 받으로 온것같았고 중학생정도 되보이는데 학교가 끝나기 전에 온것보면 조퇴를 했다고 생각을 품고 난 내 차례를 기다렸다.그렇게 난 엄마의 극 추천으로 인해 기독병원 4층 411호 8명중 한명으로 들어가게되었다.정말 다행이였다, 그 병원은 4층이 있다는게...</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모든 게 낯설기만 했다, 낯선 사람들, 낯선 환자복, 낯선 침대, 낯선 서랍장...그렇게 난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엄마의 걱정속에 화장실에 들어가 옷을 벗고 환자복을 주섬 주섬 입기 시작했다, 그래도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내 얼굴에는 뒤집어진 무지개가 띄워지고 있었다.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다시 낯설지만 뻔한 복도를 걸어 병실로 들어갔다.엄마는 그저 날 불안하게만보며 밥을 먹을때도 잠시 화장실에 갈때도 옆에서 모든걸 지켜주었다, 난 엄마가 출출하면 간식거리라도 사먹으라고 쥐어준 3만원을 가지고 흐뭇하게 쳐다보았다.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고 엄마의 관심도 나에게 쏠리고 용돈도 두둑하고, 모든 건 다 나의 뜻대로 할수있었다.그저 기분이 너무 좋았다.</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출근을 해야하는 엄마는 아빠가 차를 몰고 항상 데리로 오셨다, 그 다음 날 새벽부터 엄마는 내가 걱정된다며 아빠와 함게 출근 전 나를 보러 오셨다, 같이 병실을 쓰시는 분들은 모두 할머니 또는 아줌마들이라서 나이에 비해 엄청 키가 큰 나를 흐뭇하고 예쁘게 봐주셨다.우리 엄마도 병실 분들과 곧 친해지셨고 조금씩 병실 생활이 답답해진 나는 갇혀있으면 돈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다, 늦둥이에 막내로 태어난 나는 항상 애물단지였다.그래서 그랬던 걸까?나는 모든게 답답했다.난 4층에 위치한 교회에 잠시 갔다온다고 하고선 미간에 인상을 찌푸리며 쉬라는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기여코 혼자 나와버렸다, 링겔이 내 손목에 꼽아져있어서 그랬던걸까?이동하기도 힘이 들었다, 기독병원은 남자 환자 여자 환자가 혼합되지 않고 남자는 남자 끼리 여자는 여자 끼리 병실을 쓰는거라서 내가 쓰던 411호실은 온통 여자뿐이였다."하아.....너무 답답해"라고 중얼거리듯 말하고서는 난 복도를 터벅 터벅 걸었다.난 그때까지 그가 입원을 한건지도 모르고 있었다.417호실 문 앞쪽에 있는 침대에서 그는 나와 같은 환자 복을 입고 나를 멀뚱 멀뚱 쳐다보았다, 물어보고 싶었다.왜 쳐다보냐고 나이가 몇살이냐고......<FONT color=#fd1289>그 쪽 잘생겼다고</FONT></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왠지 모르게 웃음이 삐져 나왔다, '이름이 뭘까?나이는 몇살이고?생긴건 반반하게 생겨가지고, 꼭 기생오라비 같잖아?'왠지 모를 관심이 쏟아졌다.순식간적으로 느꼈던 설레임과 함께 그 전날 오전에 진료실 앞에서 보았던 슬픈 눈이 떠올랐다.머리가 지끈거리길래 난 그냥 병실에 횅 하니 들어가버렸다.그 다음 날도 똑같았다, 아침에 똑같은 시간에는 간단한 검사를 하고 또 같은 시간에는 밥이 나와 밥을 먹고 간호학생들이 가져다 주는 약을 먹고 의사선생님들이 와서 회진을 돌고 청진기를 내 몸에 갖다대고 간호사들은 내 링겔 약을 갈아다 주고 간호학생들은 혈압, 체온, 맥박, 오늘 먹은 것과 대소변 체크를 하고 그렇게 가면 그 다음은 내 시간이였다.약간은 듣기 싫은 링겔 끄는 소리를 들으며 복도를 걷는 기분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혹시라도 그를 볼수있을까라는 생각에 난 417호 실이 있는 엘리베이터 앞 복도를 더 다녔다, 그 쪽에는 도서관과 기독교인 우리 집에 알맞은 교회가 위치해 있어 엄마도 그 쪽 길을 다니는데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입원한지 3일 정도 되었을쯤, 난 아침을 먹고 세면실에 들어가 양치를 하고 있었다.치약이 약간은 내게 매워 아랫 입술을 삐쭉하게 내밀고는 물로 입을 행구려 물을 틀었다.세면실에는 세수를 할수있는 세면대 3대와 샤워장 하나, 탈의실이 하나 있다.샤워장에서는 나보다 큰 남자가 머리를 말리며 나왔다, 다행이였다....세면실이 남여공용이여서 왠지 모르게 난 행복함을 느꼈고 두근거려했다, 물을 트려고 했던 손을 그를 한번이라도 더 눈에 담아두고 싶어 손을 씻는 척을 하고서는 다시 양치를 했다, 내가 그를 힐끗하고 보자 그는 나를 거울을 통해 힐끗 쳐다보았다.난 양칫물을 뱉고는 서둘러 세면실을 나와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바본가보다.</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그 날 이후로 그와 나는 마주치기만 하면 눈을 피했다, 하지만 한 번씩 그는 나를 부르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아니면 아닌거지만.....하지만 왜였을까?그가 한 번씩 날 보는 눈빛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슬픈 빛을 띄고 있었다는게..그에게 귀여워 보이고 싶어 그가 옆을 지나갈대나 그의 병실 문이 열려있을땐 평소에 친구들이 귀엽다던 표정을 짓고 괜히 툴툴거린건..머리를 아파하는것 같던 그는 컴퓨터를 하거나 세면실이나 화장실 간호사실에 가는것 빼고는 별로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날은 그가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듯한 표정으로 시계를 보고있었다, 물어보고 싶었다.'헤헤, 무슨 좋은 일 있으시나봐요?표정이 좋아보이세요'하지만, 꼭 그렇게 말하면 스토커 같지 않은가....13살밖에 되지 못한 나는 차마 그럴수 없었다, 그저 평소와 같이 그가 앉아있는 옆자리에 위치한 공중전화로 달려가 엄마나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그를 보는것밖엔...."어, 엄마 언제 올꺼야?응, 알았어요"엄마와 대화를 하면서도 내 눈과 마음은 그에게 꽂혀있었다, 갑자기 꽁해 있던 그의 표정은 펴지면서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이 향했다, 그 때 처음보았다...그의 웃는 모습, 그리고 처음 느꼈다, 웃는 모습이 저렇게 예쁜 사람도 있구나 라고...그리고 너무 황홀해했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자신의 친구에게로 가 가볍게 포옹을 하는 그의 모습이...</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그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것같더니 병실로 들어가 친구들을 끌어안고 잠에 취해있었다, 한 명은 그와 끌어안고 자고 있었고 또 한 명은 밖에서 생각을 하는것 같았고 두명은 보호자 침대에 누워 잠에 취해있었다.모두 다 남자였지만 부러웠다, 특히 그의 옆에서 그를 끌어안고 자는 남자가, 말 한번도 못해본 나였으니까 저렇게 있으면 오히려 기절까지 하겠지란 생각도 했다.푸훗, 하고는 작은 미소가 띄워졌다.내가 생각해도 난 미친것같았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을 보면 심장이 뛴다는게....하지만 하나님도 나에게 기회를 주셨다!나의 진료과는 PED....소아청소년과의 줄임말이였다, 후훗...간호사의 혈압체크지를 보면 417호실 그가 있는 병실에 안형수라는 사람이 나와 같은 PED과라고 적혀있었다.그는 분명히 나와 소아청소년과에서 처음 만났으며 주치의도 같았으니까!아직까지도 순간순간이 짜릿하고 생생하다.</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주치의가 말했다, "정인이 기침도 많이 좋아졌고 축농증은 원래 꾸준히 치료해야되는거니깐요, 통원치료하면 될것같습니다."........저런 미친 결과가 어딨냐며 따지고 싶었지만 내가 할수있는건 별로 없었다.그저 기침을 더 많이 하는척을 하고 약도 가끔 빼먹는 수밖에...그렇게 짜증이 난 나는 컴퓨터를 하로 지갑을 들고 링겔을 끌으며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그래야 417호실에 있는 그를 오랫동안 볼수있을꺼니깐...나도 참 미쳤지란 생각을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컴퓨터가 두대중 한대는 누군가가 사용하고있었다, 맞았다, 그 사람이!기분이 너무 좋아 앞모습은 제대로 못볼꺼니깐 뒷모습이라도 보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걸으며 컴퓨터 앞에 도착했다.그는 게임에 빠져 있었고 난 그저 관심없는 척 미니홈피를 들어가 방문자수와 방명록을 확인하고 있었다."<FONT color=#ff0000>몇살이야</FONT>?"내 몸속을 후벼파는 목소리였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에 목소리였다, 약간은 변성기가 덜 지난듯한 장난스런 목소리와 굵은 목소리가 섞인 그런 목소리....난 목소리를 예쁘게 내야겠단 생각에 최대한 목을 조절했지만 결국 무지하게 허스키한 톤으로 "<FONT color=#ff0000>13살인데요</FONT>"오 마이 갓뜨....라는 말이 그때 필요하다고 느꼈었던 계기였다, "<FONT color=#ff0000>아....초등학생</FONT>?"</FONT></P><P><FONT face=wooriDotum90c1>"<FONT color=#ff0000>네</FONT>"그리고는 나도 그도 말이 없었다, 간호사들은 치료를 받아야하는 그를 찾고 다녔나보다.그는 머리가 아픈듯했다.후회가 막심했다, 미칠것만 같았다.'이름이라도 물어볼껄, 나만 알려준셈 된거잖아...'뭔가 모르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점 시간은 나에게 그런 불평을 늘어놓을 자비조차 주지 않았다는걸 알면서도...</FONT></P><P><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 </P><P><FONT face=wooriDotum90c1> 결국 나도 퇴원할 날짜가 되었다, 환자복을 입은체로 공중전화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가 앉아있었다.환자복이 아닌 사복을 입은 그가....두근거렸다, 슈트차림이 너무나 잘어울렸다.난 그저 아무 말도 하지못했다, 약간은 지끈거리는 머리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빨리와, 나 옷갈아입고있으라니까"알려주고싶었다.나도 퇴원한다고 한번쯤은 말하고 싶었다, 뭐 결국 말하진 못했지만....그는 나를 잡으려는듯했다.뭐, 아니면 아닌거지만..쳇, 그래도 그렇게 믿고싶다.하지만 난 그냥 링겔도 뺏겠다, 그냥 휑하니 달려가버렸다.말이라도 걸어볼껄......</FONT></P><P> </P><P><FONT face=wooriDotum90c1> 그렇게 끝나버렸다, 심장이 미칠것같았던 길고도 짧았지만 그를 볼수있어서 행복했던 나의 그 11일이라는 시간은....아직까지 난 통원치료를 받고있다, 가끔 진료를 받을때 그를 볼수있을까 예약 진료에 <FONT color=#0000ff>안형수</FONT>라는 이름이 있을까 하고는 빼꼼히 보고는 하지만 그의 얼굴은 커녕 이름조차 찾아볼수없었다.기도를 해서 그의 이름을 알아냈다고 생각하는 만큼 또 기도하면 그 사람을 보여주겠지.........<FONT color=#fd1289>나밖에 챙길줄 몰랐던 나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한 남자에게 줄수있어서 감사하기도 밉기도 했던 길고도 짧았던 또 너무 행복했던 나의 11일, 안녕</FONT></FONT></P><P> <FONT face=4f7892c46356b77502af68b0#8c0d00></FONT></P>

    • 2009-04-11 22: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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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미한 떨림. 그 희열.<br/><!--StartFragment--><P class=바탕글>  ‘지금 출발하는데 육교 앞에서 5분 후에 보자’</P><P class=바탕글>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한 재활원으로 자원봉사활동을 가는 날이다. 마음속으로 결심하고 돌아서면 그 결심을 잊어버리는 ‘결심 후 망각’이라는 두뇌활동을 늘 반복하던 나는, 드디어 ‘결심 후 실행’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격언을 생각하면 시작의 ‘중요함’보다는 시작의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지던 과거를 극복하고, 드디어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새로운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항상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다. 하지만 실천은 잘 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을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획득하게 되는 짧은 휴식시간은,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나를 위한 봉사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겠는가. 내 몸이 피곤한데 어떻게 남을 돕는데 시간을 쓰겠는가. 하지만, 나의 바쁜 일상 속에, 반드시 해야 하는 행사로 기어이 밀어 넣었던 이번 봉사활동은 그러한 생각을 확 바꾸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화두를 던져주는 좋은 경험이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처음 우리가 사무실에 찾아갔을 때, ‘자원봉사 담당’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명찰을 달고 있는 분이 우리를 맞아 주셨다. 장애를 가진 분들과 돌보아 주시는 선생님들 까지 200여분이 계시는 시설이라는 말씀과, 오늘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셨는데, 내가 맡은 일은 아주 간단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을 산책시켜 주는 일. 그것이 나의 임무였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내가 산책시켜 드려야 하는 분은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으셨고, 말을 할 수가 없으셨다. 정확히는 말을 할 수 없으신 것이 아니라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실 수가 없으셨다. 몸을 움직일 수 없으셨기에, 들어서 휠체어에 옮기는 것부터 나의 임무는 시작되었다. 첫 번째 임무를 완수한 이후, 두 번째 임무는 휠체어의 간단한 조작방법을 익히는 것과 내리막을 내려가는 요령을 주지하는 것이었다. 매우 간단했다. 또 하나, 멀리 나가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렇게 산책은 시작되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돌아다닐 수 있는 반경은 그리 넓지 않았다. 마당과 건물정도. 먼저 마당을 돌았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약간은 지루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똑같았다. 이래서야 산책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이 아닌가. 일단은 대화를 시도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저기 햇볕에 앉아서 조금 쉴까요?’</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질문이었지만,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마당을 몇 바퀴 돌면서 했던 질문들이 혼잣말이 되는 경험을 이미 했기 때문이었다. 나쁘지는 않았다. 기분이 말이다. 대답을 원래 할 수 없으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P><P class=바탕글>혼잣말이 되어버리는 질문들을 몇 번 던지는 것으로 우리의 대화는 끝났다. </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자 다시 가 볼까요?’</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다시 시작된 산책. 약간의 휴식으로 다시금 산책코스로의 매력을 회복한 마당을 돌기 시작했다. 또 몇 바퀴를 돌았을까. 별 생각 없이 던진 한 문장이 무미건조하던 산책에 잔잔한 파동을 만들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불편한 것 있으면 말씀하세요.’</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말이 끝나자마자, 오른손을 드신다. 오른손이 추우신가 보다. 살펴보니 왼손은 소매 속으로 들어가 있는데, 오른손은 소매 바깥으로 나와 있는 상태에다 담요가 덮여있지도 않았다. 나는 재빨리 담요 속으로 넣어드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말을 못하신다고 해서 못 알아들으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영어를 꽤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말은 거의 하지 못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이렇게 획득한 이 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마당을 산책코스로 고정하는 것에 대한 나의 지루함이 이 분에게도 똑같이 느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자 이번에는 크게 한번 돌아볼까요?’</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새로운 질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건물을 크게 한 바퀴 돌기로 결정했다. 사무실의 왼편을 지나 뒤쪽을 크게 우회하여 마당 앞으로 다시 돌아오는 새로운 코스였다. 최대의 난관인 가파른 오르막이 있는 코스였다. 오르막… 힘들었다. 오르막이 있으니 내리막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 내리막을 내려온다. 교육받은 대로, 진행방향과 반대로 돌아서서 천천히 내려온다. 이런. 갑자기 소리를 내신다. 그런데, 들어보니 이건 ‘웃음’소리다. 분명히 웃음소리다. 내리막의 바닥에 가로로 홈이 파여 있어서 울퉁불퉁한데 그것 때문에 생기는 흔들림이 이 분의 뇌에는 ‘재미있다’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재미있으세요?’</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천천히 내려오며 나는 물었다. 대답은 웃음소리. 그것으로 되었다. </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자 다시 한 바퀴 돕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은 공포의 오르막에서 사라지게 되지만, 내리막에서 들을 수 있는 이 분의 웃음소리는 나의 입가에 다시 웃음을 만들게 했다. 뿌듯했다.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너무 좋았다. 오르막의 공포는 순식간에 잊어버릴 정도로.</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그렇게 몇 바퀴 돌고 나니, 손이 견디지 못한다. 어깨가 견디지 못한다. 나의 뇌에도 전이된 ‘재미있다’라는 느낌으로도 견딜 수 없다. 나는 산책코스를 다시금 마당으로 변경했다. 이번에는 마당으로 변경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말을 알아듣고 ‘싫다’라는 의사표현을 해오면 난감해 지지 않겠는가. 다행히, 별문제는 없었다. </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다시금 우리는 ‘조용한’ 산책으로 돌아갔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산책시간이 거의 끝나간다는 생각이 나의 머리에 떠오르는 순간, 나는 내리막의 즐거움을 한 번 더 맛보고 싶었다. 바깥을 도는 코스는 무리였고, 나는 건물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건물을 올라갔다. 그리고 내려오는 중이었다. 갑자기 머리를 젖혀 나를 바라보신다. 마주치는 눈동자. 무슨 의미일까. 이 눈빛은…</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알 수 없는 그 눈빛을 뒤로하고 다시금 마당으로 다시 내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임무는 끝났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나는 봉사활동을 항상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다. 봉사활동이란 ‘아주’ 순수하게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번 결심 후 ‘망각’을 반복했었다. 그런 순수한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력에 한 줄 써넣을 수 있는 이득을 취하려 하는 마음이 더 크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는 느꼈다. 오로지 순수한 마음만으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중요한 것은 ‘순수한 마음’자체가 아주 조금이라도 ‘있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그것이 불순한 마음과 함께하고 있고 또 그 불순한 마음이 더 크다 할지라도 자원봉사활동을 일단 한번 하기만 한다면, 순수한 봉사의 마음이 훨씬 더 자라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2시간여정도였으니. 그렇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으며 나의 내면에서 순수한 봉사의 마음이 좀 더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소중한 경험. 달리 표현할 수 없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그 때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의 의미에 대해서. 정확히는 모르겠다. 알 수 없었다. </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그러나 나의 몸은 그 대답을 알고 있었다. 그 눈빛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어깨에서 전해지는 미미한 떨림은 나에게 그 의미를 전했다.</P><P class=바탕글> </P><P class=바탕글>  분명 ‘감사’였다고.</P>

    • 2009-04-16 00: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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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님의 수레<br/><DIV style="FONT-SIZE: 10pt; FONT-FAMILY: Gulim,AppleGothic,sans-serif"><P>얼마전 저녁늦게 퇴근하면서 집앞에 거의 왔을때에 힘겹게 수레를 끌고가는 할아버님<BR>수레엔 박스 코철들이 한아름 높게 쌓이고 언덕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BR>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뒤에서 수레를 밀며  고물 수집하는 곳까지 밀어드리고<BR>집으로 왓습니다.</P><P> </P><P>다음날 퇴근을 하고 집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는데 할아버님이 저에게 다가와서 </P><P>수첩 하나를 주시고 말씀하셧어요 </P><P>돈으로 주고산건 아닌데 고물 수집하며 세것이라 주려고 기다리셧다며<BR>이렇게 감동적인건 처음이었어요...</P><P> </P><P>할아버님은 어제 고마웟다며 몃번을 말씀하셧는데<BR>저야말로 아주 작음 일을 한것 뿐인데 이렇게 저를 기다리시고 수첩까지 주신 할아버님<BR>잊을수가 없답니다.</P><P> </P><P>수첩은 매일 간단하게 하루 일과를 적고 소중하게 여기는 하나의 필수품이 되었답니다</P><P>요즘에는 할아버님의 모습이 보이가 않는데요</P><P>어디에서 계시든지 항상 건강하시고 즐겁게 사셧으면 좋겟어요</P><P> </P><P>이젠 문구점 아이들 수첩만보면 그때의 할아버님 모습이 떠오릅니다.<BR>서로가 조금식 이해하고 양보하면 우리 사회가 더욱더 발전하고<BR>웃는 사회로 발돋음 하리라 생각합니다.</P></DIV>

    • 2009-04-18 16: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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