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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문장 웹진> 2007년 3월호가 나왔습니다

  • 작성일 2007-03-01
  • 조회수 387

 

봄이 왔습니다. 그 봄 호에 젊은 문학 지망생들의 공모 수상작들을 수록했습니다. 이 문학의 씨앗들이 문학의 꽃을 피우기를 갈망합니다.

2000년대 후반 이 봄날에, 이제 새롭게 문학을 시작하는 이 진지한 문학도들에게 문학한다는 행위 자체는 무관심이나 걱정의 대상이 됩니다. 일상의 삶을 재생산할 어떤 여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좋은 영화나 디지털의 세계에서 한껏 멀리 있어 무기력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야말로 이데올로기의 지형에서 낙후된 그 무엇으로 표상되는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문학 내부에 파고드는 자본의 힘입니다. 돈 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이제 누구나 당당히 이야기합니다. 독자들에게 안 읽히는 작품이 무슨 소용 있냐고 핏대도 세웁니다. 이럴 때 문학은 자기부정의 위험에 극적으로 노출되게 됩니다.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자신과, 언어와, 자신의 언어와 사투하는 ‘시멘트 바닥의’ 문학인들은 더욱 외롭습니다.

문학의 꽃을 피웠던 선배들의 고투를 생각하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노회합니다. 그래도 민들레 씨앗이 꽃을 피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이야말로 80년대에 버금가는 문학적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번호에는 반가운 얼굴들을 담았습니다. 10여년 만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김중식의 시를 비롯, 공선옥과 이평재의 소설은 낯익은 듯 새롭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문장 공모마당 수상작들의 면모입니다. 우리 문학의 든든한 저변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소중한 작업이라고 판단되어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신작소설란은 ‘중견 여성 작가 특집’처럼 비칩니다. 가볍지 않은 소설 내공의 깊이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섬세한 삶 결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공선옥은 「지독한 우정」에서 우리사회가 소외시키는 장애자의 사랑 이야기를 곡진하게 펼쳐놓고 있으며, 서하진은 「어떤 사소한 이야기」에서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희롱 문제의 이면을 섬세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평재는 「사푼차 마을로 가는 길」에서 우리 삶의 즐거운 공동묘지를 다채롭게 그려 줍니다. 최재경은 「에쿠우스(EQUUS)!」에서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남는 삶의 방식을 애타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신작시는 상대적으로 젊은 목소리가 들립니다. 김중식 시인과 함께 신영배, 조연호, 황성희, 최하연, 이영주, 이준규, 최승철, 조기조, 홍일표 시인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탐색이라 여깁니다.

10일쯤 올려질 ‘작가와작가’는 「먼 그대」의 서영은 선생과 신영철 소설가가 함께 합니다. 간단치 않은 소설적 역정을 헤쳐온 서영은 선생에게서 삶과 문학의 공교로움이 뚜렷이 떠오릅니다.   


나른한 봄이 아니라, 생과 문학의 에너지가 충만한 봄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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