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호
- 작성일 2023-05-02
- 댓글수 0
기획의 말
2023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수명
도서관은 꽤 마법적이다.
문장웹진 5월호 살펴보기
내 것이 아닌 홍지호 허공을 찢고 들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하늘만 보던 친구는 분명히 있었다고 찢고 있었다고 허공도 찢기더라고 아물었을까 친구 덕분에 나도 종종 하늘을 본다 어디쯤이었을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동네에는 가장 큰 건물이 들어섰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는 잊었다 어릴 때 놀이공원에서 가족을 잃어버린 적 있다 그렇게나 사람이 많았는데 허공이었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고 건물과 발전에 대해 누군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거기에서 놀았었다 잘 들어 보면 허공이 찢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친구가 말했었는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설명하던 누군가는 설명도 잊은 채 어쩌다가 이렇게 크게 지어버렸는지도 잊고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도 잊은 채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허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과 허공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잊어버리고 들리는 것도 같다 모두와 친구가 될 수는 없다는 친구의 이야기 모두가 내 것이 아닌 무언가를 찢고 나왔다는 이야기 허공을 찢어버리고 허우적거리는 아가의 울음을 건져 올리던 엄마의 손자국에 관한 허공에 관한 내 것이 아닌 이야기
- 관리자
- 2023-05-04
난 선배하고만 하고 싶은데 원재운 혹시나 이상한 생각부터 든 당신이라면, 덮어요. 읽지 마. 아니다. 꼭 봐요. 순백의 깃털 같은 이야기를 보게 될 테니까. 1 경찰 언니가 시커먼 가방을 들고 나타난 건 약 한 시간 전의 일이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운동용 제품이었다. 보기보다 묵직한지 테이블에 올려 둘 때 소리가 둔탁했다. 지퍼가 열리고 나타난 건 터져 나갈 듯 넘치는 돈이었다. 몇 다발은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황금색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비현실적이었다. 천 원짜리 돈 뭉치는 여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놀라서인지 어이가 없어서인지 아무도 떨어진 현찰 뭉치를 주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말을 잇는 언니를 빼고는 그랬다. 새파란 다발을 챙긴 언니는 대본을 낭독하듯 말을 뱉었다. 습득한 물건을 신고하지 않고 사유하면 절도죄(형법 제329조)나 점유이탈물횡령죄(형법 제360조)로 처벌받는다. 회사에 들고 가려다 문득 여기가 떠올랐다. 어차피 천 원짜리다. 엄청 큰돈도 아니다. 부담 없이 한 판 하자. 모두 비밀을 지킨다는 전제로.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었다. 경찰 언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새소리가 났다. 진열장 한가운데의 붙박이 시계는 멀쩡했다. 말썽은 위쪽의 뻐꾸기 몫이었다. 뻐꾸기는 바늘이 가리키는 시간을 무시했다. 멋대로 튀어나와 울어댔다. 울음의 크기와 횟수도 엉망이었다. 가끔은 누구의 혼백이라도 담겼나 싶을 정도였다. “민중의 지팡이가 그래도 돼?” 이죽거리는 마스터였다. 경찰 언니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어디든 인공지능 탑재가 유행이잖아요. 지팡이라고 다를 것 있나.” “지금은 보행 보조보다 재밋거리가 우선인 게 문제군.” “진짜 문제는, 범법이잖아요.” 용인하려는 듯한 마스터와 달리 선배는 단호했다. 창을 타고 스며든 달빛이 선배의 윗도리를 푸르스름하게 적셨다. 뭐가 얹혀도 무너지지 않을 듯한 어깨였다. 동시에 언제든 스러질 것처럼도 보였다. 달그림자의 마법에 나는 살짝 도리질을 쳤다. 경찰 언니의 손가락이 테이블을 똑똑 두드렸다. “모범생의 할아버지께선 생각이 달라 보이는데.” “하고 싶어요. 해도 돼요?” 할아버지가 눈망울을 빛내며 내게 물었다. 나는 방금의 도리질보다 흐릿하게 숨을 뱉었다. 선배는 할아버지를 말렸다. 소용은 없었다.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마스터가 게임 테이블의 딜러 자리에 앉았다. 마스터의 카드 다루는 솜씨는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딜러로서는 훌륭했다. 모였던 칩 더미가 네 패로 재차 나뉘었다. 정확했고, 능숙했다. “각자 돈이 아니니 캐시 게임은 못 되겠고, 그냥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저 가방 갖는 걸로. 다들 동의하지?” 나는 카드 더미를 쥐어 보았다. 오버핸드 후에 리플, 이후엔 한 손으로만. 코팅이 잘 된 카드는 파로 셔플을 아무리 해도 생채기 하나 돋지 않았다. 여기 처음 왔을
- 관리자
- 2023-05-04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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