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 작성일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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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박참새
이것은 카드게임*의 일종이다. 앞면에는 그림이, 뒷면에는 그림이 없는 카드를 짝에 맞춰 준비한다. 준비된 카드를 무작위로 엎어 배열한다. 예를 들면
차례마다 두 장의 카드를 뒤집는다. 그림 일치 시 계속 진행, 불일치 시 원상태로 복귀한다. 뒤집은 횟수가 적거나, 회수한 카드가 더 많은 쪽이 이긴다.
혼자 놀이 시, 카드 전부를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횟수를 최대로 줄여 보는 데에 의의가 있다.
뒷통수만 보아도 너 같다
앞길이 안 보인다
걸음소리로도 알 수 있다 서걱 서걱
앞뒤가 다르다
승패가 걸린 내 몫이 다 걸린
무시무시한 동전
뒤집기
예로부터 동전의 앞면과 뒷면은 일종의 시대적 캔버스였습니다 손안의 역사적인 모멘텀
현금 없는 버스 현금 없는 카페에 없는 것 : 소중한 이웃에게 나누는 작은 행복 10원의 기쁨 사랑의 동전 나눔!
숫자가 앞이라면 뒷면의 상징은 상징으로서의 기개를 잃어버리게 되고 상징이 앞이라면 뒷면의 숫자는 화폐에서 작동되는 가치를 훼손당한다
중요한 게
앞인가 뒤인가?
앞뒤인가?
뒤앞이라는 말이 어색하니까 그럼 앞이 더 중요한 건가?
이게 다 무슨 의미냐고 생각한다면 앞도 뒤도 중요한 것이 아닐 텐데 왜 우리는 뒤앞이라고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을까?
모부라는 말 괜히 쓴 거죠 튀어 보이려고
한 글자 차이다 한 글자 바꾼 것도 아니고 엎은 것뿐인데
온 세상이 난리네
동전 뒤집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나는 손톱을 바짝 깎는단 말이야
ㅇㅣ ㅇ ㅇㅇ ㅇ ㅇ ㅣ ㅌ |
날아오른다 앞뒤바뀔 우리의 운명
손등에(손의 앞면?) 동전의 앞뒤 착지하면 재빠르게
ㅊㅏ ㄱ |
손바닥(손의 뒷면)으로 내리치듯 가린다 심장 조여온다
마지막 바꾸기 찬스?
앞이 너 뒤면 나 아니다
뒤가 너 앞이 나 아 아니 어 어떡하 어떻게 해
나 살아?
깍지 낀 손가락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살가죽으로 만든 쇠고랑을 여러 개 차고 있는 기분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마다 꽉 쥐었던
손들
동행자를 놓쳤다면 놓친 그 자리에서 절대 떠나지 말라고 배웠다
똑같은 카드를 똑같이 뒤집는다
뒤집는 면은 똑같다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데도 내게
회수되는 일이 없다
두 마리의 새가 날아온다
약간 앞서 있던 새가 자연을 반사하여 마치 풍경화 같은 유리에
머리 박고 죽는다 새에겐 유리나 유리 건너나 같은 뒷모습이기 때문이다
앞이었다면
뒤따라오던 새도 똑같이
창에 머리를 박았다
못 봤나? 친구가 대가리 박고 죽는 것
기억을 못 하나? 집중을 안 했나?
여기 단 두 장의 카드가 있다
결국 당신의 것이 될 수밖에 없는
내가 바라는
둘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약간 그렇다 매우 그렇다
*Reverse scale : 앞뒤를 다르게 재야 함
앞을 보고 걸으세요
뒷모습이 달라요
해보세요
다시 해요
혼자여도 이기세요
흩어지세요
* 이 게임은 영미권에서 ‘Memory’, 혹은 집중력을 의미하는 ‘Concentration’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에서는 ‘신경쇠약(神経衰弱)’이라고 불린다.
○ 그림 설명 : 이탈리아 출생 화가, 산드로 키아의 ⌈키스2⌋(2009)다. 그는 흔히 “아방가드르를 뛰어넘었다”는 뜻의 [트랜스 아방가르드]의 선구자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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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05-01
글 쓰는 기계 김응교 사실 기계들은 자기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할 기계적 고독이 필요하여 자기만의 기계실에서 밤새 작동한다 그를 누구도 볼 수는 없겠지만 껍질이 날아간 뼈다귀 로봇 등 뒤 상자 서너 박스에는 유영을 멈춘 지느러미들 생선집 좌판에 파리 날리는 근간 시집들이 옆으로 누워 있다 그의 얼굴은 점점 기계를 닮아 가고 책 모양 사각형으로 바뀌어 옆으로 누운 가자미, 눈알과 손가락만 남아 상상력이 냉동되면 어떤 창작도 휘발되고 너무 많은 과거의 형태와 언어가 얼어붙어 더 이상 신선한 속살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 기계에게도 컨베이어에 실려 뜨거운 화덕에서 태워질 운명이 다가온다
- 관리자
- 2024-05-01
멍쯔 삼촌 김응교 내 피의 4분의 1에는 몽골 피가 흐르고 아마 4분의 1은 옛날 중국인 피가 흐를지 몰라 내 몸에는 지구인들 피가 고루 섞여 있을 거야 그니까 삼촌이라 해도 뭐 이상할 거 없지 중국에 삼촌이 산다 삼촌이 쓴 책에 역성혁명이 나오는데 우리는 비슷한 혁명을 몇 번 경험했지 제자가 많다는데, 나는 삼촌으로 부른다 중국인은 멍쯔라 하고 한국인은 맹자라 하는 멍멍, 차갑게 웃을 중국인 삼촌 우리는 계속 역성혁명을 하고 있어 불은 든 프로메테우스들이 많아 멍쯔 삼촌, 우린 심각해요
- 관리자
- 2024-05-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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