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건 @너말고 '너’
- 작성일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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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
궁금한 건 @너말고 '너’
배연주
대화하다가 들으면 좋은 말 중 하나는 이거다. “요즘 읽은 책 중에 좋았던 거 뭐야?” 그 말을 들으면 30분은 떠들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게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질문 받기를 기약 없이 기다리기보다 먼저 보여주고 싶다.
내가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청소년 장편소설 <고요한 우연>과 단편소설집 <나주에 대하여>다.
‘가장 좋다’라고 무언가를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은 것에 순위를 매기고 기준을 정하는 건 힘들다. 그럼에도 두 책이 바로 떠오른 건 다시 읽고 싶어져서였다. 직장 동료들과 2~3주에 한 번 모여서 점심 독서모임을 하는데 같이 읽을 책을 내가 정할 차례였다. 나는 <고요한 우연>을 골랐다. 나도 다시 읽고 싶었고,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했다. <나주에 대하여>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그러면서 올해 읽은 책들 중 그 책들이 가장 좋았다는 걸 깨달았다. 좋은 걸 주변에 나누고 싶은 마음과 다시 읽으며 되새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두 소설에는 공통점이 있다. 소재로 sns가 등장한다. <고요한 우연>의 등장인물들은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댓글과 DM으로 소통한다. <나주에 대하여>의 ‘나주’는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를 운영한다. 나도 주인공들처럼 두 소설의 리뷰를 sns 이미지 속에 담아 보았다.
먼저 인스타그램. <고요한 우연>의 친구들이 쓰는 sns는 인스타그램으로 추정된다. 독서모임을 한 후에 생각했던 것을 썼다.
가상의 DM이지만 몇몇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내가 만약 실제로 저 게시물을 올린다면 oo이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하면서. 평소에도 내가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나 스토리를 올리면 그 주제로 대화를 거는 친구들이 있고, 고등학교 시절과 친구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있다.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는 늘 다정함이 배어 있다고 느낀다.
인스타그램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곳이니까 발랄한 느낌이 담겨 있다면 페이스북에서는 좀 더 사적이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잘 쓰이지 않는 sns. 내가 가끔 비공개로 일기를 쓰러 가는 곳. ‘나는 사실, 내가 참 싫다.’라는 소설 속 문장을 좋아하면서도 어쩐지 친구들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는데, 페이스북 비공개 게시물로는 무람없이 올릴 수 있다.
아이디와 프로필 사진 이미지는 가상으로 만들었지만 내용은 실제로 내가 <나주에 대하여>를 읽고 트위터에 남겼던 것이다. 140자 제한이 있는 트위터에 다 채우지 못한 말들을 블로그 게시물로 만들어 보았다.
전체 공개로 올리는 블로그는 ‘전시용 글’이라는 전제로 써서 그런지 내가 써놓고도 들뜬 목소리로 읽힐 때가 있다. 검색을 해서 게시물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필요한 정보를 얻어 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서 좀 더 정보성을 띠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그래서 특정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당장 말하기보다는 그 과정에 있었던 좋은 정보를 같이 공유하게 된다. 이번에는 교보문고 전자도서관 어플 이야기가 그랬다.
옷으로 비유하자면 전체공개 블로그는 꼭 맞는 청바지 같고 서로이웃공개 블로그는 트레이닝 고무줄 바지 같다. 맞춤법도 내용도 느슨해진다. ‘이웃님들’에서 ‘블친들’이라고 호칭도 바뀐다.
<나주에 대하여>의 ‘나주’가 운영하는 sns 중에는 유튜브도 있다. 유튜브에서 나주는 고전문학을 소개하는 ‘마케터 N’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sns 형식을 써보고 싶어서 나도 친구들과 팟캐스트를 제작했다. 나주의 고전문학 팟캐스트만큼 전문적이진 않겠지만 좋아하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걸 친구들과 녹음하면서 즐거웠다.
블로그 글에도 썼지만 <나주에 대하여>의 ‘단이’가 좋아했고 다가가고자 했던 건 트위터의 @yeah_naaj, 페이스북의 Najoo-yeah, 블로그의 /nobodybut13이 아니라 결국 현실의 ‘나주’라고 생각한다. <고요한 우연>의 수현이도 친구들을 좋아했기에 오히려 sns에서 정체를 숨겼다.
나를 어떤 sns에서 얼마나 드러낼지, 내가 누구의 어떤 sns를 볼지는 늘 선택할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며 인물들이 sns를 통해 타인을 바라볼 때 느끼는 다양한 마음을 보았다. 궁금해 하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 동경하는 마음. 보고 싶은 마음.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이 글의 가상 SNS 이미지와 유튜브에는 많은 사람들과 <고요한 우연>과 <나주에 대하여>를 같이 읽고 싶은 내 마음을 담았다. 만약 이 글을 보고 누군가 두 소설이 궁금해졌다면, 나는 아주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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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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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4-10-01
[문장서포터즈] 문장서포터즈 1기 '몽글' 6명은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몽글'은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문학 관련 콘텐츠를 취재하며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하는 기획자로서 문학을 탐구합니다. 2024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6개월간 문장웹진 '모색'에서 문장서포터즈의 다양한 기획을 만나보세요. *몽글 : 문장서포터즈의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에 몽글몽글 뭉치어 있게 해주겠다는 포부를 담은 이름 아늑한 위로를 만난 순간, 민바람 작가의 -서점 카프카에서. 주은 안녕하세요. 한껏 온화해진 공기 탓에 잠깐 스친 바람이 유독 서늘하게 느껴지는, 초여름에 이야기를 보냅니다. 전주는 책의 도시라고 합니다. 다양한 색을 가진 독립 서점과 동네 책방, 그리고 도서관들이 도시 곳곳에 선물처럼 자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동네 책방에서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기회로 6월 7일, 에서 민바람 작가님과 작가님의 우리말 에세이, 을 만났습니다. 서점은 7시에 진행되는 북토크를 위해서, 조금 이른 6시 30분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평소에는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자리하던 공간에 북토크를 위한 의자들과 빔프로젝터가 놓여있었습니다. 몇 자리 안 되는 의자가 조금씩 채워지고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민바람 작가님은 북토크를 시작하며,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와의 첫 인연을 소개했습니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범상치 않은 입구와 간판을 보고 끌려서 들어온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밟을 때마다 삐거덕거리는 마룻바닥 판자의 소리, 판자를 직접 칠해 꾸민 인테리어와 곳곳에 걸린 그림들, 또 세월과 따듯함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소품들. 작가님은 서점이 되기 전, 북카페였던 카프카의 모습을 그리듯이 묘사하며‘이 공간에서 조용히 쉬었다가 가는 것만으로도 치유될 것 같은, 안전지대를 찾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던, 사랑하는 공간에서 북토크를 하게 되어 행복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민바람 작가님이 쓰신 글의 온도는 작가님이 사랑하는 이 공간의 온도와 비슷합니다.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이라는 부제목에 꼭 맞게도, 들여다보고 낱말을 가만히 곱씹는 것만으로 내면을 차분하게 하는 따듯한 힘이 있습니다. 공간이 가진 다정하고 따듯한 정서가 작가님의 진솔하고 단정한 이야기와 꼭 맞아서 이 순간에 푹 빠지도록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 순우리말의 단어들과 민바람 작가님의 글, 신혜림 작가님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우리말 사진 에세이입니다. 민바람 작가님은 차분한 속도로, 살아온 이야기와 함께 이 책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를 풀어놓았습니다. 문학과 말놀이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한국어 강사로서의 일에 몰입했던 순간과 무너졌던 순간, 그 과정에서 겪었던 성인 ADHD와 사회
- 관리자
- 202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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