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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놀러와] 중원문화를 품고 있는 충주

  • 작성일 2013-10-15


[우리동네 놀러와]



중원문화를 품고 있는 충주


조연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도 가고 어느덧 가을이에요! 저는 추석 명절에 할머니께서 해주신 통통한 송편을 먹고 몸도 찌우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의 덕담에 마음도 찌웠는데 이파리들은 제 몸을 비우고 하나둘씩 가지에서 떨어지네요. 사실 저는 집에서 멀리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되어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고 있어요. 문득 고향 생각이 날 때마다 내려가고 싶었는데 이번 추석에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게 되었어요. 확실히 시골이라 별도 달도 더 환하게 보여요. 추석날 밤에 더 환한 달에게 소원을 빌 수 있었어요. 물론 비밀이죠! 달빛 아래서 바늘에 실을 꿰는 건 원래 칠석날에 하는 건데 할머니와 함께 마당에 앉아 바늘귀에 실을 꿰기도 했어요. 좋은 일만 있길 바라며. 나중에 중요한 시험 볼 때 옷에 실을 꿰서 가면 시험을 잘 본대요. 사실 공부가 더 중요하지만 이런 풍습을 믿는 것도 재밌잖아요!
충주로 접어드는 입구엔 사과나무 가로수 길이 있어요. “충주하면 사과, 사과하면 충주”라는 말이 있듯 저희 고장의 특산물은 사과에요. 언젠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한번쯤 보지 않았나요?

chung-2


충주는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니에요. 하지만 얼마 전에 조정선수권 대회가 열렸었답니다. 세계 28개국이 참여한 큰 경기였는데 충주 ‘탄금호’에서 열려서 내심 자랑스러웠어요. 탄금호는 ‘중앙탑 공원’ 내에 있는 넓은 호수에요. 중앙탑 공원 안에는 중앙탑이라는 탑이 있는데 통일신라시대 때 우리나라의 중앙에 세워져 ‘중앙탑’이라고 한 대요. 중원(中原)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인 탑이에요. 여러 차례 해체·복원한 후 원형과 많이 달라져서 아쉽지만 자랑스러운 탑이에요. 충주에는 중원 고구려비라는 중원 문화가 하나 더 있어요. 예전엔 외딴 곳에 홀로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전시관을 세워 고구려 문화와 역사 등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놨더라고요. 충주에선 고구려 때의 모습과 통일신라시대 때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어요.


공원 중심부에는 중앙탑이 우뚝 서 있고 벤치와 조형물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요. 걸으며 구경하다가 벤치에 앉아 탄금호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쐬고. 아예 돗자리와 도시락을 싸 들고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소풍가면 정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근처엔 ‘리쿼리움’이라는 곳이 있어요. 술이라는 뜻의 리쿼, 박물관이라는 뜻의 리움이라네요. 술 박물관이에요! 이곳에서는 세계의 술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어요. 또 술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아쉽게도 목요일과 명절엔 휴관이라서 저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어요. 목요일과 명절은 피해서 가는 게 좋겠어요.

chung-1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 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혹시 아세요? 이 시는 현재 목계나루터에 세워진 신경림 시인의 시비에요.「목계장터」라는 시인데 신경림 시인의 고향이 충주인 만큼 시집『농무』에서 충주의 분위기를 많이 느꼈어요. 매년 목계나루터에서 열리는 축제인 목계별신제는 중원 문화의 대표 축제예요. 갈대밭과 탁 트인 남한강, 옛날에 이곳에선 서울로 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다니기도 하고 여러 상인들이 모여 장터를 이루기도 했대요.
지금은 사진처럼 낡은 모습의 나룻배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몇 년 안 온 사이에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솔직히 예전에는 좀 휑했는데 지금은 바닥도 새로 하고 벤치도 가져다 놓아서 드라이브 길에 잠깐 내려 바람 쐬기 좋을 것 같아요.
충주엔 남한강도 흐르고, 중심지였던 만큼 중원 문화가 꽤 많아요.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한적한 바람과 시골의 냄새에 취하고 싶다면, 그리고 중원 역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충주로 놀러오세요!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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