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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야기]삶은 그다지 불안하지 않으며, 세계는 뜻밖에 믿을 만하다

  • 작성일 2014-09-18
  • 조회수 511


[2014년 신춘문예 당선자들과 함께하는
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야기]



삶은 그다지 불안하지 않으며, 세계는 뜻밖에 믿을 만하다

- 박준의 『 On the Road 』


최윤혜(소설가)



book-2박준의 『 On the Road 』는 태국의 카오산 로드로 떠난 배낭여행자들에 대한 인터뷰집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대체로 두 부류인 것 같다. 하나는 혼자 있기 위해 떠나는 사람, 다른 하나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사람. 막상 떠나보면 그것이 완전히 분리될 수 없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혼자 있으면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이상한 확인을 여행의 경험으로서가 아니라 인생의 경험으로 떠안게 되는 것이다. 여행이란 삶이 그다지 불안하지도, 위험하지도 않다는 것을 몸으로 알아가는 친화력의 감각을 얻게 되는 과정. 나에게 여행은 그런 것이다.
때로 삶은 혼란스럽고 어지럽지만, 여행을 떠나고 보면 삶이란 그다지 난폭하지 않으며 세계는 뜻밖에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소소한 일들을 하나씩 헤쳐 나가는 동안, 수첩에 적어 놓은 계획이란 단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나 자신의 조바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생각해 보면 스케줄러에 적힌 대로 사는 삶이 또 무슨 큰 의미가 있을 것인가.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지의 일정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라 경계를 허무는 게 별 것이 아니라는 감각을 익히기 위해 스스로에게 준 선물과 같은 것이 된다. 애써 만든 삶의 테두리를 누군가 찢어버리거나 뜻하지 않은 계기로 선뜻 넘게 되었을 때, 우리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구겨진 폐지처럼 실패의 흔적이 되어버린 망가진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더 큰 삶의 경계가 파도처럼 출렁이며 다가와 이미 그 안에서 크게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배우는 것은 위험을 딛고 살아남는 생존의 감각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믿음과 사람에 대해 느끼는 소소한 기쁨,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삶에 대해 안심하게 되는 마음의 포근함이었다.


- “대학을 졸업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내 자신이 불만족스러웠어. 일단은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여유를 갖고 해결책을 찾고 싶었어.” (키티 히터나흐, 24세 벨기에)
- “나도 가끔 직장을 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집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기도 해. 그런데 막상 내가 갖고 싶었던 걸 가졌을 때 생각만큼 크게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아. 그래서 난 인생에서 변화를 즐기기로 했어.” (코베 윈스, 23세 벨기에)
- “1~2년 늦게 대학 가는 게 뭐가 문제죠? 인생은 길게 봐야 돼요. 중요한 건 햇수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에요.” (이산하, 17세 한국)
- “우리는 모두 자신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아.” (요나스 테일러, 28세 독일)



작가는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여행자 스스로 마음을 터놓고 인생을 이야기하게 했다. 왜 이곳으로 장기 여행을 떠나왔느냐고 물었을 때, 여행자들이 털어놓은 얘기들은 소박하지만 진지한 것들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아주 어려서부터 반드시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들을 하도록 꾹 눌러서 잘 참게 훈련받아온 것이다. 결실을 얻기 위해 욕망을 누르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즐거움을 참도록 격려 받았지만, 인생에서 느껴야 할 가장 큰 결실은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허용된 한 움큼의 행복을 스스로 누릴 자유는 아니었을까.
작가 박준이 만난 17세의 미국 소녀 루시 놀란은 대학에 가면 제일 하고 싶은 것으로 휴학을 꼽았다. 휴학을 하기 위해 진학을 한다는 발상에 나도 모르게 웃음 짓다가, 놀기 위해 일을 하고, 쓰기 위해 저금하고 깨어나기 위해 잠을 자는 우리의 일상이 놀란의 선택과 무엇이 다른가,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이란 쉼 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잠시 멈춤’의 신호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멈춘 동안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내가 쉼을 택한 동안 나보다 더 한 페이지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의식한다면 그 어디로도 떠날 수 없게 된다. 떠나는 선택을 하지 않는 한 스스로 그어 놓은 삶의 길에서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나를 지키는 선택이 오히려 나를 모른 체하는 버림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행을 떠나보면 비로소 알게 된다.
『 On the Road 』는 떠나야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몸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인터뷰에 응한 여행자들은 돈이 별로 없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또한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할 것들이다. 행복과 돈, 성공과 기쁨이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면, 여행에 대해서도 같은 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일상과 다른 공간에서 이국적 풍경을 보는 즐거움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내부에 있는 것들을 충분히 외부적인 것으로 사유할 수 있는 시선의 힘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는 점이다. 여행을 떠나면 안과 밖이 바뀐다. 나에게 중요한 일상의 서열이 완전히 자리바꿈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뀔 수 없는 것,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게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생각이 나를 이끌어서가 아니라, 낯선 여행지에서의 발걸음이 내 몸에게 스스로 말을 걸어주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서 즐거운 것은 일상에서는 침묵하고 있던 내 안의 감각이 비로소 나를 알은체해준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이다.
생전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인생의 내력을 털어놓게 하고 책을 쓰게 하는 것, 그 또한 여행의 힘이다.(박준은 이 책을 쓴 뒤 6년이 지나 『 방콕여행자 』라는 책을 냈다. 태국에 드나든 지 15년 만에 태국 정부로부터 상을 받고 ‘국빈’이 되어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았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상도 받고 여행 작가라는 직업도 얻었으니, 그의 열정이 스스로의 인생에 보답한 뜻이 아름답지 않은가.) 여행지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도 그저 스쳐 지나는 사람이 아니라 평생을 같이 할 마음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들도 한때는 처음 만난 모르는 사람들이었다는 바로 그 사실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라는 최초의 경험이 우리에게 비로소 알려주는 것이다.




최윤혜(소설가)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부문으로 당선



《글틴 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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