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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탐방기] 문학특!기자단의 새로운 가족입니다.

  • 작성일 2015-04-22
  • 조회수 1,194


[문학특!기자단 / 취재탐방기]



문학특!기자단의 새로운 가족입니다

- 제3기 신입기자 소개




김유진, 전인철, 송민지 (문학특기자단 2기)





문학특!기자단 3기가 활동을 시작한다. 1,2기 문학기자단(김유진, 전인철, 송민지, 박지영)은 지원자를 골라내는 여느 면접과 달리, 지원들과 함께 활동하기 위한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4월 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 반까지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 찾아와 면담을 나눈, 3기 기자들을 소개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날 함께 참가 못한 1,2,3기 학생들도 차례대로 알릴 예정이다.



● 직언의 열정, 강요한


누구보다 열정이 넘치는 스무 살. 코드네임을 붙여주자면, ‘뉴클리어’. 기자단 활동의 핵과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있었던 선배 기자단과 모두 구면일 정도로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예술과 사람 모두 두루두루 사랑하며, 블로그에 감상문부터 단상까지 갖가지 글들을 적어 올린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써온 것이 보인다. 황인찬과 김승일, 송승언과 차창룡 등의 박선우을 애정하며, 한강, 손보미, 최인호등의 소설가도 좋아한다.
“이 박선우은 어때요? 이 소설가는 어때요?” 하고 쿡 찌르면 술술 작가론을 펼쳐 보이는 모습이 놀라웠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가장 최고였다는 문학 행사가 글틴 청소년 문학 캠프. 그런 만큼 글틴의 일에는 발 벗고 나설 준비가 되어 있어 보이는 예비 기자단 VIP 멤버이다. 면접 당시 순진하게 생긴 외모로 자신의 생각을 당돌하게 잘 대답하는 것을 보고 인터뷰를 할 때에도 ‘돌직구’ 질문을 잘 던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그 ‘당돌함’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은 걸 보니, 아마 어려운 자리에서도 분위기를 유하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지 않을까. 발로 뛰어다니는 취재가 기대된다.



● 정보력의 달변가, 전명환


‘청년’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스물한 살. 코드네임을 붙이자면 ‘아이언맨’. 왠지 ‘단련된’ 만능 재주꾼의 기질이 보이기 때문이다. 도전과 과제를 즐기는 모습이 단연 돋보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뭔가를 바쁘게 해내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문학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배우고 싶었다는데 이미 문학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전략적이고 분석적인 면모와 동시에 쾌활한 성격이 드러나 기자단의 ‘브레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틴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라는 ‘급질문’에도 “정보 위주의 사이트와는 달리 글틴은 커뮤니티 위주이기 때문에”라는 운을 떼며 바로바로 대답을 뱉어내는 재치가 돋보였다. 어떤 문학을 지향하느냐는 물음에 장르와 대중성에 구애받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자유로워 보이는 성격과 딱 일치하는 문학 지향성이었다. 역시나 엄청난 달변가. 무엇이든 쿡, 찌르면 와르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엄청난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부분에서든지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체력이 충만해 보인다. 강요한과 함께 발로 뛰는 현장에 보내면 잘할 것 같다. 강요한이 ‘치면’ 전명환이 ‘빼내는’ 일명 ‘치고빠지는’ 인터뷰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 작성 : 김유진 글틴기자



● 여기는 괜찮아, 송근직


청주에 거주하는 스물한 살, 여행을 좋아하는 낭만파 소년이다. 올해 글틴캠프에서는 ‘글틴파파’라 불리는 담당 선생님의 작은 분신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글을 좋아해왔고, 글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문학 특!기자단’에 지원하게 됐다.
특히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통해 글을 쓰는 데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소박하면서도 발길이 잘 닫지 않는 보석 같은 장소를 글티너들에게 소개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흔히 접할 수 없는 독립출판물을 간행하는 과정도 알릴 예정이다. 인터뷰 당시 “보석 같은 장소에 대해 생각나는 곳이 있냐?”고 물었을 때 “고향인 청주에 있는 대청댐과 대청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곳의 풍경이 댐을 만들기 위해 조성한 호수가 그곳에 자라난 나무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이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을 여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문학 특!기자단에서 정말 발로 뛰는 기자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또 “혜화역에서 파는 ‘호떡’이 싸고 맛좋은 ‘가성비 갑’”이라며 최신 트렌드를 강조, “꼭 먹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혼자가 아니야, 강나은


진주에 사는 19살, 소설을 쓰는 문학 특!기자단의 귀여운 막내 기자이다. 인터뷰 대기실에서부터 긴장하지 않고, 다른 기자들과 잘 어울려 늘 밝고 쾌활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강나은 기자. 그런 성격과 더불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위로 받았으며 ‘나도 그런 위로를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하는, 의외의 모습을 가진 문학소녀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는 현재 소설을 쓰는 단기적인 목표로 문창과를 지망하고 있다. 그렇기에 낙방하는 것이 비록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꾸준히 백일장에 참가하고 있다고. 담임선생님이 시로 등단하셨기에 또래가 멀게 느끼는 등단도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자신이 겪는 일들을 하나하나 문청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거리로 쓸 것이다.



● 북쪽 숲에서 왔어, 이상학


가톨릭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25살, 문학 특!기자단의 맏형이다. 담백한 자기소개서와는 달리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개성으로 마주하는 기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군대에서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라는 고민 끝에 고른 것이 어릴 적부터 쓰고 칭찬 받던 글이었다고 한다. 비록 글과는 거리가 먼 전공이지만 엽서시 문학 공모에서 소설에 대한 수업을 찾아 들어볼 정도로 글을 더 알고 배우고 싶은 열정만은 문학을 전공하는 또래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비록 지금은, 세분화된 논리에 대해 일일이 증명을 필요로 하는 수학이 감수성을 뿌리로 둔 문학과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나 ‘문학 특!기자단’으로서 활동하며 둘의 연관성을 폭넓게 찾아볼 생각이라고 한다.
“아직 글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약속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이과 문과의 성향을 고루 갖춘 인재인 만큼, 기자단 활동의 ‘싱크빅’이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 작성 : 전인철 글틴기자

“지금 쓰고 있는 거 있어요?”
인터뷰 당일에 지원자들 모두에게 한 번씩 던진 질문이었다. 문학으로 꿰어진 우리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의 글쓰기라고 할지라도, 글 속에는 작자의 사유가 들어 있다. 나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로 청춘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물론 다수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 명 한 명과 오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들이 있었다. 박선우, 박준영, 정은지 씨가 그들이다.



● 박선우의 ‘삶과 공존하는 문학’


우선 박선우 기자는 시종 나긋한 목소리로 인터뷰를 진행해주었다. 질문을 받았을 때 골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글쓰기에 대해 말을 할 때는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송민지 :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과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런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요?”


박선우 : “우리는 지금 이 공간에 함께 있습니다. 저 혼자 이곳에 있다면, 저는 저를 소개하는 이러한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지금 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질문자께서도 저에게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증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지금까지 썼던 소설들은 아직 그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이 문학특!기자단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저만의 글로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송민지 : “글을 쓰는 일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박선우 : “소설을 쓰다가 밤을 샐 때 육체적으로 피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은 그 자체로 저에게 행복감을 전달합니다. 저는 무턱대고 글쓰기 활동을 시작해 왔으며, 백일장과 공모전에서 번번이 낙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글이 완성되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 낙방과 밤샘 피로로 느꼈던 힘들었던 마음 보다 컸습니다.”


대부분 Q&A의 상황이 되면 질문자 쪽이 대답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박선우 씨는 그 반대였다. 나를 비롯한 질문자가 질문을 할 때 마치 질문자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듯, 그리고 질문자와 대화를 나누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나는 그가 쓴 자기소개서 중에서 ‘제가 적는 글자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문장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는 그 문장에 써놓은 것처럼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표상이 확실했고, 무엇보다도 문학의 힘을 굳건하게 믿고 있었다.



● 박준영의 ‘문학과 사회’


강한 현실 인식을 갖고 있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박준영 기자는 당찬 이미지였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자기주장이 뚜렷한 모습이 보였었다. 문학과 사회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박준영 씨만큼 적극적으로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를 언급한 지원자는 없었다.


송민지 :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사회 문제가 있나요? 어떤 것이 있고, 그것에 대한 견해를 말해보세요.”


박준영 : “세월호 참사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학생들의 희생은 정치인들의 입 위에 올랐습니다. 그들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보다는 자신들의 세력 다툼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세월호 이후에도 선박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눈대강으로 검사한 검사원들이 적발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보면서 비단 정치에서뿐 아니라 어른들이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덕과 윤리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송민지 : “편의점에서 멜론맛 우유와 커피맛 우유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 지금 박준영 군의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멜론맛 우유와 커피맛 우유의 차이점을 말해주세요.”


박준영 :“아무래도 학생이다 보니 양이 많은 것을 찾게 되었습니다. 근래에 멜론맛 우유를 찾게 된 것은 단순히 양이 많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송민지 : “‘기자단’이라는 명칭보다는 ‘문학’이라는 부분에 이끌려서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본인은 ‘문학’에만 초점을 맞출 생각인가요? 또한 우리 글틴 문학특!기자단에서 문학과 기자단을 어떻게 연결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준영 : “물론 문학에 이끌려 글틴에 지원하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문학이 아닌 다른 장르를 주제로 이루어진 기자단이었다면 저는 지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글틴이 ‘문학’에 대한 ‘기사’를 쓰는 곳이었기 때문에 지원한 것입니다. 글틴은 글틴이라는 집합체 속에서 문학에 대한 기사를 써보고, 직접 문단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문학을 이슈화하고, 관련 공간과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문학과 기자단을 연결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준영 기자는 취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 보였다. 또한 이성적이고 직관적인 태도로 일관하였는데, 나는 이 모습이 취재를 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느꼈다. 문학에 대한 학술적 글들을 쓰게 될 경우 열정적으로 즐거이 쓸 것으로 보였다.



● 정은지의 ‘감성, 그 잔잔한 문학의 파동’


정은지 기자는 박준영 기자처럼 당찼지만, 감성적인 면이 훨씬 도드라져 보였다. 좋아하는 작품을 설명할 때 ‘잔잔한 파동이 울림이 되는’ 같은 문장으로 표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인터넷에 소설을 게시했다는 정은지 기자는 이들 중 창작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꾸준하게 글을 써왔다는 사실과 창작에 대한 욕심이 느껴진 것은 ‘같은 진로를 가진 친구를 만나면서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는 자기소개서의 문장에서 알 수 있었다.


송민지 : “백일장이나 공모전 정보는 어떻게 얻게 되었나요?”


정은지 : “주로 엽서시라는 사이트를 애용했습니다. 글틴 문학특!기자단 역시 엽서시 배너를 통해 알게 되었고요.”


송민지 : “광고를 전공하면서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엇입니까? 문학과 광고. 그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은지 : “생각보다 글과 광고를 병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광고홍보학 전공을 하는 도중에는 임팩트 있는 문장을 써내야 하는데, 소설을 쓸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습니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입니다. 광고에서는 한 장면만으로, 대사 하나 문구 하나로, 심지어는 배경음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술이자 학문인 문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유하게 만듭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송민지 : “문학에 대한 인터뷰, 작가나 문학행사 등에 대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고 싶습니까?”


정은지 :“야외에서 진행되는 백일장이나 문학행사의 일정을 파악한 뒤에, 행사 관계자를 만나보고 홍보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좋은 콘텐츠가 될 것 같습니다.”


송민지 : “글틴이 발전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세요.”


정은지 : “글틴에 글 쓰는 청소년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합니다. 이러한 홍보는 각 기자들이 개인 블로그를 활성화시켜서, 그 블로그를 통해 청소년들이 글틴을 알 수 있도록 하면 좋을 듯싶습니다. 공모전이나 백일장 후기라든지, 문학 행사에 대한 내용을 집어주면 청소년들의 이목을 끌 것 같습니다.”


정은지 씨는 활동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또한 타인들과 대화하며 생각을 교류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자기소개서에 써 놓은 것처럼 글틴이 본인에게 새로운 활력소이자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인터뷰를 하면서 다시금 느낀 것처럼 보였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나에게 설렘을 선사한다. 인터뷰에 참여해준 모든 지원자들은 나에게 암묵적으로 묻고 있었다. 그렇다면 너는 어떤 글을 쓰고 싶냐고.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 지원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이 글을 맺는다.

- 작성 : 송민지 글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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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웹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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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1
K-할머니의 이름은

[리뷰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K-할머니의 이름은 유은실, 『순례 주택』(비룡소, 2021) 김젬마 불편한 것들에 대하여 동화나 청소년소설에서 노년 여성 캐릭터는 대개 죽음이라는 소재와 연관되거나 주인공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고 성장을 돕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주로 돌봄 노동과 모성의 주체로 호명되다 보니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로 불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신을 이런 방식으로 규정하는 호칭들에 매우 민감한 이가 있으니, 바로 『순례 주택』의 건물주 순례 씨다. 75세인 순례 씨는 어머니, 할머니, 사부인, 동거녀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과 가족 단위로 엮이는 호칭들을 불편해한다. 이러한 호칭들은 순례 씨의 다채로운 삶과 이력들을 괄호 칠 뿐 아니라 순례 씨의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무례함을 담고 있다. 순례 씨는 사별한 남자친구의 손녀인 수림을 손녀가 아닌 최측근으로 호칭 정리하며 할머니와 손녀라는 전형적인 관계 방식에서 벗어난다. 그는 ‘순하고 예의바르다’의 순례(順禮)에서 남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기 위해 순례(巡禮)로 개명할 만큼 자신의 이름에 대한 애착과 소명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소환될 뿐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 경험이 없는 ‘K-할머니’의 이름은 자신을 옭아매는 규범적인 호칭들을 하나씩 덜어내며 재정의 된다. 순례 씨는 호칭뿐만 아니라 물질과 돈을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들을 덜어내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과 쓰고 남는 돈, 썩지 않는 쓰레기가 인생 최대의 고민인 그는 푸짐하고 손 큰 할머니의 밥상이 아닌 노동력을 최소한으로 하는 간단하고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순례 씨는 정직하게 땀 흘려서 노동하는 삶을 추구하며 세상과 물질에 욕심 없는 다소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자기만의 경계가 매우 뚜렷한 인물이다. “월세 밀리는 건 참아도, 분리배출 제대로 안 하는 건 못 참”(80쪽)을 만큼 그는 순례 주택의 생활 수칙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하고 단호하다. 이렇게 순례 주택 입주민들은 공용 생활 수칙과 자신의 바운더리를 지키며 사는 것을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이들은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53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유은실의 『순례 주택』은 고정된 공간과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기본적으로 순례 주택이라는 공동체의 복작거리는 삶을 그린다. 이는 사건이 인물과 장소의 활용도가 높고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시트콤의 형식과 비슷하다. 『순례 주택』은 등장인물의 이름, 나이, 직업, 특징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며 이

  • 관리자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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