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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쩍마른 새

  • 작성자 백주원
  • 작성일 2024-05-05
  • 조회수 140

오래 전에

귀히 여겨서 묶어두었던 꾸러미.

그 언제였던지, 이제는 귀함 모르고 그 뜻도 잊혔다


벽 속에 갇힌 새들은

그 얼마나 날갯짓 하던가.


내 가슴에 묻었던

사랑이란 그립구나.


당신 누군가는 무릇 그러한 간절함이라면

시퍼런 밤에 떠오르기 마련이라 했지만

오후 네 시, 누우런 그 세상을 보고 있자면


가슴에 묻힌

이름이란 슬프다.


그것이 과연 내 이름일진대,

그 이름과 나는 다른 사람.

그가 알던 기쁨을 나에게도 가르쳐준다면

좋으련만, 그리움 없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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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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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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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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