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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삼양동길」

  • 작성일 2014-02-03
  • 조회수 2,169


김성대, 「삼양동길」



…물안개…수정…연분홍…꽃샘…민들레…호랑나비…아담…보고 또 보고…탈랜트…향기에 젖은 남자…그대 없는 빈자리…첫사랑…나이스…달맞이…옛님…파라솔…금모래…오렌지…은하수…금잔디…상록수…스크린…콘서트…요코…민애…엔조이…황진이…둥근달…행운…공작…모아…한마음…넝쿨…여정…약속…단추구멍…미성…또와…좋은날…물보라…장미…태양…만남…플라워…마돈나…우산속…

…우연은 오늘 문을 닫았고

…하루는 아직 남았네



▶ 시_ 김성대 - 1972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다. 2005년 《창작과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제29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귀 없는 토끼에 관한 소수 의견』,『사막 식당』이 있다.

▶ 낭송_ 성경선 - 배우. <한여름밤의 꿈>, <가내노동> 등에 출연.


배달하며


세상은 각박하다지만 간판들은 얼마나 ‘서정적’인가. 경기는 최악이라지만 간판들은 날마다 어찌 그리 찬란하던지. 저 간판의 이름만 같다면 우리들은 저 의미 아래로 들어가 얼마나 여유롭고 향기롭게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꿈꾸겠는가. 그러나 저 이름들 뒤에 숨은 날카로운 손톱과 요염한 돈의 귀신들은 생각만으로도 오싹하기만 하다. ‘우연’은 오늘 어인 일로 문을 닫았을까?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2월 29일. 그 하루를 기념하여 눈으로 ‘서정시’를 읊으며 가는 한 소시민의 내면을 생각해본다. 바가지를 쓴 기억을 더듬으며 쓴 웃음을 지을까? 아니면 자기 연민에 차 고개를 숙일까.

간판만 잘 외우고 가도 아름다운 서정시가 되는 시대다. 화려하기로 이름난 강남의 어떤 거리의 간판을 외워볼거나. 그리하여 시대정신에 맞는 서정시를 한 편 써볼거나.


문학집배원 장석남


출전_ 『사막 식당』(창비)

음악_ 정겨울

애니메이션_ 박지영

프로듀서_ 김태형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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