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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무한 상상 글쓰기 이벤트 심사평

  • 작성일 2008-09-29
  • 조회수 334

커피 무한 상상 글쓰기 이벤트 심사평

 

이순원(소설가)

 

 

 

글쓰기의 주어진 조건은 <먼 미래 지구의 기상변화로 커피가 지구의 고산지역 극히 일부에서만 재배되는 품귀품목이 되어 버리고, 금과 똑같이 무게를 달아서 팔 만큼 가격이 폭등한 커피품귀시대에 세상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하는 것이었다.

 

석 달 동안 200편 가까운 작품이 응모되었다. 여러분이 정성껏 쓴 글 한 편 한 편을 심사위원도 정성껏 읽었다. 심사에 임하며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다. 우선은 주어진 조건과 주제에 맞는 글쓰기를 한 작품을 고를 것. 아무리 잘 쓰고 감동적인 내용의 글이라 하더라도 주어진 조건에서 벗어난 글은 뽑지 않기로 했다. 이것을 좀더 엄격하게 적용하여 다른 주제와 다른 소재의 글 속에 커피 이야기를 일부 살짝 끼워 넣은 글도 제외하기로 했다.

 

1등을 가리는 일은 어떤 심사에서나 고민스럽다. 최종 후보로 필명 ‘봄밤’님의 <커피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필명 ‘R.H'님의 <허무맹랑함, 커피, 그리고 소녀>를 골랐다. 분량으로만 본다면 두 작품 다 다른 응모작에 비해 짧은 글이다. 짧은 글 속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이 잘 녹아 있어 어느 것을 1등으로 뽑아도 좋을 만큼 잘 쓴 글들이다.

 

<허무맹랑함, 커피, 그리고 소녀>는 신사의 이야기와 소녀의 이야기가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런 중에 중간 부분에 나오는 치즈 이야기가 오히려 사족같이 느껴진다. 치즈 이야기 없이 커피 이야기로만 마무리지었더라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여기에 비해 <커피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할머니의 에스프레소 머신 이야기도 기발하고, 그것을 찾으러온 소녀의 이야기와 오래된 머신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커피 씨앗 이야기도 따뜻하고 환상적이다. 한편의 짧은 판타지 동화를 읽는 것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이었다.

 

그래서 필명 ‘봄밤’님의 <커피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1등 작품으로, ‘R.H'님의 <허무맹랑함, 커피, 그리고 소녀>를 2등 작품으로 올린다.

 

3등으로 뽑은 다섯 작품은 필명 ‘어린왕녀’의 <커피굴>, ‘구름그림’의 <추억의 적정가격은 얼마인가>, ‘필기도구’님의 <2013년. 어느 40대 가장의 하루>, ‘연석천’님의 <커피는 사랑를 싣고>, '소나여우‘님의 <미래. 사막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부분도 대상 작품 10여 작품을 놓고 하나하나 대상에서 제외해 가는 방식으로 심사를 했다. 문장이 거친 작품과 커피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전체 글의 내용이 길어지는 글들을 제외해 나갔다.

 

심사를 하다 보니 ‘짧게 써서 손해를 보는 글’보다는 ‘쓸데없이 길게 써서 손해를 보는 글’들이 더 많았다. 이러면 이야기가 산만해진다. 꼭 필요한 이야기만으로 뼈대를 잡고 거기에 산만하지 않은 에피소드로 살을 붙여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글들이 많았다. 어떤 글도 늘어지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3등을 뽑은 다섯 작품 모두 잘 쓴 글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좀더 압축하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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