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광장누리집(대표)

                                                <심사평>

모두 270편의 ‘응모작’들을 읽으며 처음 든 소감은, 요사이 문학에 대한 관심이 장르 판타지나 SF로 대폭 이동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만큼 환상적인 이야기 거리나 미래의 디스토피아에 대한 상상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는 당장 소재로 취해서 쓰기 시작해도 하드SF 장르에 부합할 만한 작품이 태어나겠다 싶은 소설의 재목감들도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그에 비해 현실을 소재로 한 이야기 거리들은 상대적으로 적고 내용도 다소 빈약해 보였습니다. 문학을 생각하고 체험하는 근자의 경향이, 현실이나 일상에 대한 관찰보다 상상력의 발현 또는 미래 현실에 대한 예지의 모색으로 넘어가지 않았나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학에서 상상력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다는 의미에서 이것은 반가운 측면이지만, 그 상상력이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의 발견에 그치지 않고 사려 깊은 문제의식과 맞닿아야 비로소 한 편의 소설로 거듭날 수 있는 싹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 응모작들 중에서 아래의 소재와 상상들은 이야기 거리로서의 흥미로움과 더불어 구체적인 상황 설정의 상상력과 진중한 형상화의 가능성이 엿보여 이 자리에 소중한 작품의 싹눈들로 채택했음을 밝혀둡니다.

심사/ 서준환 (소설가)

1. 대상 (1명):

*게시글 140번, 필명 고민인김정석: - 홀로그램

- 내용 : 홀로그램의 존재와 기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근미래의 가족 이야기.

 - 심사평 :  미래에 변화할지 모를 존재방식과 기억의 문제를, ‘홀로그램’이라는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발현과 구체적으로 결부지어 착안하고 상상해본 게 돋보입니다. ‘미래에 나타날 인간의 존재방식’과 ‘덧없는 기억의 환영’이라는 화두는 비단 SF장르뿐 아니라 이른바 본격문학에서도 충분히 주의 깊게 다루어질 수 있는 소설의 소재와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홀로그램이라는 존재방식에 주목하면 여기서 풍부한 소설적 상상력을 뽑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2. 최우수 (2명)

*게시글 167번 필명 상추 - 죽음을 전해주는 우편 아저씨

 - 내용 : 망자들의 기별을 배달해주는 우체부에 대한 상상

 - 심사평 : 죽음 이후의 세계는 누구나 궁금히 여기는 인간의 숙명적 수수께끼겠죠. 어느 신비스런 우체부 아저씨를 통하여 망자들의 우주에 대한 기별이 전해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흥미롭습니다. 

   * 게시글 59번, 필명 휘몰이꾼 - 중독증

  - 내용 : 게임 중독증 환자들이 어느 공간 속에 모여 어느 분야든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가려내는 또 하나의 게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