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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 작성일 2009-12-30
  • 조회수 1,396

[권혁웅의 상상 이야기 _1]

 

그릇

  

권혁웅

 

 

  

  

@ 중국식 만찬

이과두주, 공부가주, 오가피주, 죽엽청주……는 죄다 배이름입니다. 일엽편주 같은 거지요. 한 번 타면 떠내려 갈 수밖에 없거든요. 제법 격류거든요. 타는 곳은 아는데 내리는 곳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배들이지요.

  

@ 가야식 만찬

경남 창녕의 송현동 고분에서 발견된 순장은 참 아프다. 아리따운 소녀도 아프지만,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들어간 주인 때문에 더 아프다. 자기 혼자는 억울하니, 시종들을 다 데리고 가겠다는 심보 말이다. 밥 한 그릇으로 만족할 수 있겠냐고, 국그릇도 있고 반찬 그릇도 옹기종기 좀 모여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만찬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거 참, 그 주인도 밥을 먹는 자가 아니라 밥그릇 하나에 불과했던 것을.

  

@ 러시아식 만찬

마트로시카 아시죠? 인형 속에 작은 인형이, 그 속에 더 작은 인형이 겹겹이 든 러시아 인형 말입니다. 그거, 사랑의 상형입니다.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이 안에 너 있다”고 말하던 드라마 같아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입니다만 상대를 안아서 제 안에 다 넣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죠. 실제로 마트로시카에게는 손발이 없어요. 진짜로 오그라들었거든요.

  

@ 극지방에서의 만찬

자석을 나뭇조각 위에 두고 물에 띄우면, 다른 극끼리 다가가지? 나는 술잔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 N극과 S극 대신에 M극(남성)과 F극(여성)이 있는 술잔 말이지. 취해서 몸을 기울이면 이상하게도 거기엔 다른 자석이 있더란 말이지.

  

@ 길에서의 만찬

평발은 오래 걷기 힘들다네요. 발이 우묵해야 오래 걸어도 피곤하지 않다고 하네요. 발이 길을 담을 수 있어서 그런 거지요. 원샷이야 어렵겠지만, 여러 번 거듭해서 담으면 길도 제법 담기지 않겠어요?

  

@ 유물론자들의 만찬

육체가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고요? 그렇다면 내시경은 천사입니까? 방귀는 천상옥음(天上玉音)이고요? 식사는 하루 세 번 지내는 제사이겠군요? 참 정성스럽습니다그려.

  

@ 초보자용 컵

컵에 달린 손잡이는 뜨거운 잔을 만질 때 데지 말라고 달아놓은 겁니다. 그거 참 그럴 듯해요. 거 왜, 처음 애인 사귈 때 손부터 잡잖아요? 입술부터 대면 데고 말기 때문이지요.

  

@ 이태백 생각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있지요? 큰 그릇 얘기지만, 사실은 그거 위로하려고 만든 말에 지나지 않아요. 이력서 위에 걸터앉은 삶도 있는 법입니다. 오래 기다리다 보면 기다리는 것도 만성이 되고 맙니다.

  

@ 그릇을 두드리며 노래하다

철공소의 그릇은 펄펄 끓는 쇳물을 담고, 모래시계의 그릇은 하염없이 모래를 담고 있네. 저 구름이 비를 담은 검은 그릇이라면, 나는 너를 담은 깡마른 그릇이네. 힐끗 본 사람들이 말하길, 중요한 것은 그릇이 아니라 그릇에 담긴 거라 말하네. 하지만 요강에 밥 말아 먹을 수는 없는 법, 내가 모나면 네게 각이 지고 내가 둥글면 네가 원만해지네. 지금은 양파 즙을 담은 팩처럼 얇으니, 어서 어서 이 양파 즙 장복하고 나도 좀 꿋꿋해져야 하겠네.

  

@ 그릇된 삼각관계

야바위판 알지? 엎어놓은 그릇 세 개 가운데 하나에 든 물건을 놓고, 손으로 휘휘 돌린 후에 어느 그릇에 들었는지 알아맞히는 게임? 그것은 손과 그릇들의 우정일까, 아니면 눈과 그릇들의 삼각관계일까?

  

@ 눈물이 새는 그릇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그를 눈에 담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그리워하면 안 된다. 잘못하면 그가 눈에 밟힌다. 잔이고 뭐고, 그때는 다 깨지고 만다고.

  

@ 청춘

동원참치 원터치 캔은 따고나면 입 비죽대는 청소년 같다. 우그러진 얼굴로 침 찍 뱉는 불평불만 같다. 하긴, 거기서 녹슨 커터 칼도 나왔다니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면도칼을 씹어대던 칠공주 누나들도 맞아, 좀 그렇긴 하지, 동의했을 것이다.

  

@ 잔(에 담긴) 소리

구멍 숭숭 뚫린 잔이 있으니 작설차 우려내는 찻잔이 그것이다. 큰 구멍 하나 품은 잔도 있으니 정화조로 버린 물건 실어 보내는 양변기가 그것이다. 넘치면 비워내는 잔도 있으니 재게 먹은 술을 토하고 있는 취객의 입이 그것이다. 그러니 네 장광설은 어디에 소용되는 거겠니? 그 말을 다 쏟으면 너는 시원하긴 하겠지만, 도대체 이 흥건한 바닥과 건더기는 어째야겠니?

  

@ 배반이 낭자

배반이 낭자란 말이 있어요. 술잔과 반찬 그릇이 어지럽게 널렸다는 뜻인데요, 저는 그게 꼭 전설의 고향 같아요. 거 왜, 있잖아요, 길 잃은 나그네가 “낭자, 하룻밤만 재워주시오.” 이랬다가 경을 치는 얘기요. 사실 하룻밤을 지나면 더 이상 낭자가 아니거든요.

  

@ 선혈이 낭자

텍사스뿔도마뱀(Phrynosoma cornutum)은 개나 코요테 같은 천적이 다가오면 눈에서 피를 발사한다. 심할 때에는 몸에 있는 피의 4분의 1까지 쏟아낸다. 난 이미 아프니까 건드리지 말라는 거다. 네가 오면 피를 쏟겠다는 거다. 제 몸을 큰 피 그릇으로 여기다니, 불쌍한 자해 공갈단이다.

  

@ 두 손도 맞들면 낫다

두개골은 뇌를 담는 그릇이고 갈비뼈는 폐를 담는 그릇이지만, 손은 자기 것을 담지 않는다. 네가 앞에 있어야 손은 그릇이 된다. 네 얼굴을 더듬을 때에야 비로소 이 손은 소쿠리처럼 너를 담을 수 있게 된다.   《문장웹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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