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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에세이_불] 불켜진 창문들

  • 작성일 2013-11-15
  • 조회수 675



불 켜진 창문들


김이듬





여기가 아니라면 쓸 수 없는 글이 있어. 그래, 네가 있는 그곳에서 지금이 아니라면 쓸 수 없는 글이 있듯이 말이지.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각이야. 테라스에 나가 무릎을 안고 싸늘한 밤공기를 들이켜본다. 소리 한 점 없어. 저 캄캄한 하늘에 반달이 떴구나. 황금빛 어항 같은 달 속에 투명한 비늘로 헤엄치는 물고기가 보이니?



#1. 아이오와는 날아가고


나는 투명 비닐 속에 든 금붕어처럼 답답했단다. 입술을 벌려 겨우 숨만 쉬었지. 지난여름의 일이야. 나는 주한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길고 긴 줄 끝에 서 있었어.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열리는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비자를 발급 받아야 했으니까. 내 순서가 되어 눈이 파란 구슬 같은 영사관 앞에 섰지. 뜻밖에 큰 개의 턱 밑으로 굴러간 공을 뺄 때처럼 긴장되더라. 지문을 찍고 그를 빤히 쳐다봤어. 미국엔 왜 가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가냐? 그 프로그램 마친 후에 뭐 하러 당분간 머물려고 하느냐? 뭐 그런 질문들에 더듬거리며 대답했지. 살다보면 우연이 허다하지만 동시에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것 같아. 그 영사는 내가 무척 못마땅했나 봐. 내 태도와 영어 실력이 석연치 않았던 게지.
아이오와에 가지 못한 것보다 더 괴로웠던 건 친구들한테 주저앉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거였어.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는 초청장을 받은 이후, 나는 인생 최고의 행운을 만난 애처럼 날뛰며 좋아했거든.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길지 않을 작별을 미리 아쉬워하며 파티도 벌였어. 심지어 그 나라에 모인 전 세계 작가들 간에 자기소개 시간이 있다기에 그 자리에 돋보이려고 난생 처음 한국 전통춤도 배우고 있었단다. 엄청나게 김칫국 마신 셈이야. 꿈이 꺾이자 칩거하였고 병이 났어. 사람들이 끝없이 멀어지는 것 같았다가 너무 가까이서 지껄이는 듯했지. 벌에 쏘인 듯 가슴 전체에 수십 개의 발진이 시작되었어. 의사는 결식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면역성에 문제가 생겼다며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어. 대성통곡, 꾹 참았던 울음보가 터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2. 불안한 그림자와 아름다운 춤을


헛된 희망을 노래하기보다는 정직한 절망을 노래할 거야. 이 문장은 어디선가 읽은 거란다. 여기서 만난 시나리오 작가가 내게 건넨 종이에 적혀 있던 구절일 거야.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니? 병원이 아니라 아름다운 집필실이란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토지문화관에 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네. 입주 첫 날 방 열쇠를 받아 쥐고 정원을 지나 이 방문을 열었을 때 화들짝 놀랐단다. 불타는 단풍나무가 정면에서 나를 반기는 거야. 가을 햇살을 받아 그 붉은색 잎이 흘러내리는데 그랜드피아노만한 책상과 깔끔한 침대, 난 가방을 든 채 한참동안 멍하니 서 있었단다. 지금 나는 바우하우스 황동 마크가 붙은 이 큼직한 책상에서 너에게 다정하고 솔직하게 편지를 쓰는 기분으로 적고 있어.
이곳엔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을 한단다. 시인,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화가 등 여남은 명이 각자의 작업실에서 창작을 하고 식사 시간엔 본관 식당에 모여 오순도순 밥을 먹어. 흔히 말하는 집밥, 손맛이 살아 있는 정성스럽고 맛난 음식들이 가득하단다. 박경리 선생님께서 살아계실 때는 손수 가꾼 채소들로 반찬을 해주셨다고 해. 가끔 닭도 잡아주지 않으셨을까 싶어. 우리는 전혀 돈을 내지 않고 지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창작해야 한다는 강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희부옇게 날이 밝아올 때까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어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아. 이국의 봉쇄 수도원에 나만의 골방을 가진 느낌도 들어. 점심을 먹고 나면 식당 옆 도서관에 가는 이도 있고 회촌교를 지나 언덕 너머까지 산책 가는 이도 있어. 난 오늘 희곡 작가이자 연출가인 남자와 탁구를 쳤어. 완패했지만 즐거웠단다. 산으로 둘러싸인 이 숲속에서 지내게 될 한 달 동안-강의 때문에 줄곧 있진 못하지만-내 마음의 분노와 절망, 그 검은 불길이 사그라지길 바라. 하긴 써야 하는 원고들, 이 발등의 불부터 꺼야겠지만.
어제는 여기 있는 자전거를 타고 매지리를 한 바퀴 돌아봤단다. 버스 정류소 자그마한 창에 박경리 선생님의 시가 적혀 있더라. 만약 반대 방향인 저수지 쪽으로 달렸으면 나는 지금 이런 글을 쓰지 않았을지 몰라. 전혀 다른 글을 썼을지 모르지. 아무튼 너 알고 있었니? 박경리 선생님이 소설가이면서 동시에 시인이셨던 거, 내가 서서 수첩에 베껴온 걸 옮겨볼게.


산골 창작실의 예술가들


박경리



멀리서 더러 보기도 하지만
방안에서도
나는 그들을 느낄 수 있다
논둑길을
나란히 줄지어 가는 아이들처럼
혼신으로 몸짓하는 새 새끼처럼
잔망스럽게 혹은 무심하게
머물다 가는 구름처럼
그들은 그렇게
내 마음에 들어오는 대상이다


회촌 골짜기를 떠나 도시로 가면
그들도 어엿한 장년 중년
모두 한 몫을 하는 사회적 존재인데
우습게도 나는
유치원 보모 같은 생각을 하고
모이 물어다 먹이는
어미 새 같은 착각을 한다


숲 속을 헤매다 돌아오는 그들
식사를 끝내고 흩어지는 그들
마치
누에꼬치 속으로 숨어들 듯
창작실 문 안으로 사라지는 그들
오묘한 생각 품은 듯 청결하고
젊은 매같이 고독해 보인다



#3. 불타는 단풍나무 옆에서


그때는 칠흑이었는데 지금은 반달이야. 이제는 빛나는 곳 말고 그 너머 어두운 심연을 보고 싶어. 보석 가게 같은 언어 말고 어둡고 습한 그것을 언어로 드러낼 수 있다면 좋겠어. 즐기며 진지하게. 고통스러워도.
네가 만약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다 해도, 부모가 이혼했다고 해도, 어쩌다 왕따가 된 처지여도……. 괜찮아! 나도 그랬어. 너의 슬픔이 밑천이 될 거야. 예술을 한다면, 삶이라는 예술을 지킨다면. 난 네가 더 보잘것없이, 더 헐벗은 채 더듬거리기 시작하면 좋겠어. 지금 몇 개의 문장이라도 적어보지 않겠니?
이제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이구나. 여분의 시간은 지금보다 덜 어둡겠지. 난 아직까지 불을 훤히 켜둔 타인의 창작실 창들을 흘끔거리며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이렇게 간지럽게 다정하게 널 불러보는 건 처음인 거 같아. 넌 내가 굉장히 까칠한 줄 알았지? 느낌 알지? 헤어질 시간이라는 거. 더 먼저 사랑하고 더 깊이 좌절하자. 안녕!


— 11월 어느 멋진 날에 토지문화관에서 김이듬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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