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재채기

  • 작성자 레니
  • 작성일 2024-04-09
  • 조회수 167

블레스 유에 대해 배웠어

방충망 없이 열어둔 창문

너머 선명한 점심시간 운동장


코에 봄이 머물렀다 떠나면

곳곳에서 들려오는 파찰음

가슴께에 공기의 압력이 차오르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바람을 뱉어낸 서로를 보면서


너는 내 영혼이 소중해.

그럼 이건 사랑이 아니야?

사과주스 단내 네가 먹었던


사각이던 샤프가 멈추고

미색 노트 위로 빛이 일렁이는

그걸 비추는 네 검은색 눈


낯선 영어 말로

꼭 안아 축복할래

절대 도망치지 않도록


투명하게 증발하는 조각들


너와


사이를

메우는


추천 콘텐츠

아직도 여전히 다행히

가로등 밑 시소가 흔들리는 걸 봤어 같은 세상에 내던져진 그때처럼작던 키는 여전히 나란하고이렇게 아직도 우리인 건시간만의 솜씨는 아닐거야 그치어떤 생물적 작용혹은 우연적 필연왜 있잖아어른들은 모르던설익은 마음이나 어린 표정작은 걸음걸이와 손짓먼지가 햇빛 속에 부유하는 걸 봐어제와는 다르게 분류하는 세상처럼우습게 맞춰지지 않는 발끝그래도 휘청이며 즐겁잖아단단하지 않은 발목은낭창낭창 부러지지는 않을거야 그치이상하게 새로운 미숙함이지만상하지도 굳지도 않은채로우리는 여전히 빛을 받고

  • 레니
  • 2024-03-28
하얀 늪

뭔가 쓰려던 손이 시려서다시 주머니 속에 넣고텍스트 사이의 간격을껌뻑이는 눈으로 바라보면속눈썹이 하야게 새는 것 같아거북목은 쑥 뽑혀서갈라파고스 거북이가 되는 상상늙는 기분이 든다아직 담배 한 갑 못사는데손등이 주글주글 주름지고피부가 두꺼워지는거북이도 죽고 싶을 때가 있을까따개비에 뒤덮인 이끼눈의 거북은그럼에도 살아있음을 느끼나글자의 의미 사이에빈 공간이 점점 넓어져서쑥 빠지는 상상탈출하지 못하는 나아가지 못하는내가 된 나. 무얼 쓰려 했더라기억은 나지 않고목이 뽑혀버리는

  • 레니
  • 2024-03-21
끝나지 않는

어떤 혼란은 지겹게도 고요하단다고요하다고 혼란이 아닌 건 아니야 여기 봐 그림자로 가득한 창고 속텅텅 빈 뼈 안의 혼란을어떤 소란도 없지만,이곳은 분명 엉켜있어 있잖아 난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그저 엉킨 나의 혼란과 창고의 그림자를 세느라 허덕이고 있어 묵묵하게 소리를 질러대는 헤비메탈 가수들은여기저기 텅 빈 뼈를 새기느라 바쁘지 엉키고 엉킨 머리뼈 속혼란한 고요에는 등을 돌린 채로그들만의 소란에도 혼란은 있겠지만,우리는 분명 이해받을 수 없어 그렇잖아 그들은 어떻게든 소리친다텅텅 빈 뼈 속의 나는 고요하다 묵묵하게

  • 레니
  • 2024-02-01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