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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의 樂취미들] 그런 물고기 또 없습니다

  • 작성일 2015-12-01

 

[젊은작가의 樂취미들]

 

 


그런 물고기 또 없습니다

― 쏘가리 낚시 예찬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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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가리! 그 이름만 들어도 나는 피가 끓는다. 아버지 따라 낚시터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이십여 년간 여러 종류의 낚시를 해왔지만 쏘가리 낚시처럼 미쳐서 몰입하진 않았다. 주로 붕어 낚시를 하던 내가 쏘가리 낚시를 시작한 건 3년 전이다. 중앙대 대학원 은사인 전영태 선생님을 따라 섬진강으로 쏘가리 루어낚시를 간 게 발단이 되었다. 강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자연과 조화하는 기분도 근사하지만, 쏘가리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단순히 잡고 못 잡는 문제가 아니다. 낚시를 천렵이라고 하지만 쏘가리 낚시는 내 안의 수렵 본능, 그것도 호랑이와 맞닥뜨린 포수의 긴장을 흔들어 깨운다. 그것은 쏘가리가 지닌 희소성과 압도적인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우선 그 자태부터 다른 물고기와 비교를 거부한다. 온몸에 금빛을 두르고 진한 범 무늬를 촘촘히 박은 모습을 보면 아름다움을 넘어 경외감이 느껴진다. 황제의 왕관을 연상시키는 등지느러미는 또 어떤가. 낚시에 끌려오는 쏘가리를 보면 금 덩어리가 내게로 오는 듯한 황홀감이 든다. 쏘가리는 맑게 흐르는 물에서만 살며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어식어(魚食魚)로서 강계의 먹이사슬 최상위에 위치한다. 무리지어 생활하지 않으며 정해진 먹이활동 때 외에는 바위틈에 엎드려 잘 움직이지도 않는 단독자다. 이런 쏘가리를 강의 호랑이, 강계의 제왕이라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와 중국에 서식하는데, 중국 쏘가리는 그 외모부터 우리 쏘가리와 한참 다르다. 아름다운 쏘가리는 지구상에서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다.
    그 맛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지 회는 다금바리보다 달고, 탕은 소고기로 끓인 것보다 맛있다. 단양의 유명 쏘가리 식당에서 회는 1킬로에 18만 원, 매운탕은 한 냄비에 10만 원을 호가한다. 이런 연유로 쏘가리는 불법 밧데리꾼, 작살꾼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원래 잡기 어려운 물고기인데, 불법 어로행위가 판을 치니 쏘가리 보기는 점점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간다.
    쏘가리는 주로 루어낚시를 통해 잡는다. 루어낚시란 살아 있는 미끼가 아닌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현혹시키는 낚시다. 쏘가리 루어낚시는 손이 아니라 발로 한다. 포인트를 찾아 산을 넘고 강을 건너는 일은 쏘가리꾼의 의무다. 그렇게 포인트에 진입하면 아침부터 밤까지 강물에 몸을 담근 채 강안으로 강심으로 여울머리로 여울꼬리로 수중바위로 깊은 소로…… 루어를 던지고 감기를 어림잡아 천 번쯤 반복한다. 몇 시간 지나 어깨와 팔목이 뻐근해질 때쯤이면 쏘가리는 전설 속의 물고기인 것만 같다. 그러다가 뭔가 묵직한 게 걸려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릴을 감아 보면 귀신 머리칼 같은 물풀 한 덩어리, 바다거북 같은 비료포대가 끌려 나온다. 그쯤 되면 우리 강산에 물고기는 없다며, 그 어떤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여기가 지구인지 화성인지 모르겠다며 좌절한다.
    어느새 강가엔 아무도 없고 칠흑보다 더한 구두약 어둠뿐이다. 나무만 봐도 귀신같고, 내 옷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내가 놀라 자빠진다. 한 개에 만 오천 원이나 하는 값비싼 루어 몇 개를 강바닥에 잃어버리고 욕을 하면서 새 루어를 줄에 묶다가, 바늘에 손가락이 찔려 피라도 철철 흘리면 정말이지 낚싯대를 분질러버리고 싶다. 바늘을 빼내려 헤드랜턴을 켜는 순간, 우주의 모든 날벌레들이 내 눈과 코와 입으로 달려든다. 억울한 일도 없는데 억울하고 서러운 일도 없는데 서럽다. 그러다가 정말 딱 한 마리, 낚싯줄을 타고 와 손으로 전달되는 그 일만 볼트 금빛 전류 한 방이면 오르가슴이다. 그야말로 원더풀 월드다. 천 번의 캐스팅 끝에 한 마리, 그 맛에 쏘가리 낚시를 끊을 수 없다. 999개의 허공과 허무와 초조함은 한 마리 쏘가리에 비하면 오히려 턱없이 싼 대가다.
    어둠 속에 길을 잃어, 세워 둔 차를 찾기까지 암중모색이다. 낮에 있던 길이 밤 되니 사라져 내 키보다 더 큰 수풀을 헤치며 길을 만들어서 간다. 억센 줄기가 발목을 붙잡을 때면 소름이 돋는다. 간신히 차를 찾아 시동을 걸고 실내등에 얼굴을 비추면 거지도 이런 거지가 없다. 지금 막 귀순한 인민군 같다. 그럼에도 집에 도착해 물비린내와 땀내에 절은 웨이더(방수복)와 웨이딩부츠를 씻어 널어놓자마자 다시 강가로 달려가고 싶다. 거기 산이 있으니 산에 오른다는 사람처럼, 거기 쏘가리가 있으니 소갈증 앓는 환자마냥 목말라서 강가로 간다. 이 소갈머리 없는 쏘갈병은 마땅한 치료약도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내 생에 영원히 남을 화려한 축제’를 경험했다. 올해 마지막 낚시를 간 섬진강에서 무려 50센티미터 대형 쏘가리를 낚아낸 것이다. 그 흥분과 환희, 감동에 덜덜 떨었다. 등단한 것보다 군대 전역보다 더 기뻤다. 그리 길진 않지만 한평생처럼 느껴지는 내 쏘가리 낚시 인생의 최대어인 데다 그 잡기 힘들다는 11월 쏘가리였기 때문이다. 그 뒤로 한 며칠은 혼자 화장실 다녀오다가도 허공에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빈손으로 돌아오던 그 수많은 밤들, 낚시점에 들러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우는 손님이 처음인가요 달리면 쏘가리 나오죠?" 했던 애처로운 날들의 보상이었다. 누가 백만 원 아니 일억 원을 준다고 해도 절대 바꾸지 않았을 거다.
    살면서 이룬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일 앞에 나는 낮게 엎드린다. 자연이 준 선물 앞에 겸허할 뿐이다. 그러나 내가 가진 기술로, 내가 예상한 곳에서, 내가 의도한 바대로 거둔 이 황금빛 성공을 더 우쭐해 해도 괜찮다. 이 축제를 나는 연말까지 계속 만끽할 거다.
    나는 내년 봄에 다시 물가에 선다. 올해는 지독한 가뭄으로 쏘가리 낚시가 유난히 힘들었는데, 내년엔 다를 거라 기대한다. 그래서 대어도 좋지만 ‘다어’에 집중하여 낚시를 할 생각이다. 섬진강부터 금강, 경호강, 섬강, 홍천강, 낙동강, 남한강, 북한강, 한탄강을 두루 탐사하며 가는 곳마다 쏘가리를 만나는 것이 내년의 목표다.
    그러나 쏘가리 낚시로 이루고 싶은 궁극의 목표는, ‘낚시 프로’다! 이병철 시인도 좋지만 이병철 프로로 불리고 싶다. 이미 친구들에게는 강제적으로 그렇게 부르도록 한 지 오래다. 낚시용품 업체의 프로 스태프가 되어 후원을 받고, 용품 개발에 참여하고, 방송에도 출연할 거다. 하지만 프로의 길은 험하고 고된 것, 프로 낚시인이 되든 안 되든 내 낚시의 경험과 기억을 글로 엮은 낚시 에세이만큼은 꼭 출간하고 싶다.
    그리고 다음 생에는 쏘가리로 태어날 것이다. 강을 유유히 헤엄치며 물고기의 왕 노릇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은 철저히 그 후생에 대한 치밀한 설계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니 그 다음 생에 다시 낚시꾼으로 환생해 전생의 쏘가리 습성을 기억해 낸다면, 아마 가는 곳마다 수십 마리 쏘가리를 잡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벚꽃 필 무렵이면 겨우내 움츠렸던 쏘가리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그때 동료 시인 몇과 함께 섬진강에 가야겠다. 시인들이 벚꽃 그늘 아래서 낮술 마실 동안 프로인 나는 강물 속에서 황금을 캘 것이다. 그렇게 꿈같은 한나절, 금보다 귀한 쏘가리 두어 마리, 앙증맞은 꺽지 열댓 마리 주렁주렁 꿰어 들고 꽃그늘로 가 시인들에게 세상에 다시없을 술상을 차려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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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 이병철(시인)

-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스무 살 무렵부터 시를 썼다. 명지전문대와 서울과기대, 중앙대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한양대 국문과 박사 과정에 있다. 2014년 《시인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같은 해 《작가세계》 신인상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었다. 시와 시에 관한 글과 여러 잡문을 쓰면서 평일에는 붕어와 쏘가리를 낚으러 다니고 주말에는 야구를 한다. 경력 25년의 낚시꾼이고, 시인 야구단 ‘사무사’의 4번 타자로서 호타준족을 자랑한다. 늘 떡밥 비린내와 땀 냄새에 절어 있을 것 같지만 와인과 요리, 인테리어에 관심이 깊다. 육군 학사장교 52기 출신으로 강원도 양구 백두산 부대에서 36개월간 공병 소대장 임무를 수행, 시멘트 및 벽돌, 그라인더와 용접 등 각종 노가다에 능하다. 술 잘 마시고 운동 잘하고 학업도 곧잘 하는데 하필 시를 못 쓰고 돈도 못 번다.

 

   《문장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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