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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사이버문학광장 창작광장 연간 최우수상 수상자 발표

  • 작성일 2016-03-04
  • 조회수 1,122

 

 

2015년 사이버문학광장 창작광장 연간 최우수상 수상자 발표

 

 

    2015년 한 해 동안 응모해주신 작품 가운데 각 부문별로 연간 최우수상을 선정하였습니다.
수상하신 회원님께 축하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 부문별 수상자 및 수상작

 

부문 작품명 필명
지우개-시 창작 연습보기 홍제불능
소설 어둠 속에서 화재경보음이 울리면 보기 ccg
산문 아이들은 커서 분명 어른이 된다보기 벨.
장르 에덴보기

 

 

◎ 심사위원 명단

  이정록(시인), 김도연(소설가), 김태형(시인), 용대운(소설가)

 

 

◎ 심사평

 

    ◆ 시 부문 심사평

    함께 심사한 작가와 시인들은 오래도록 글을 다루고 읽으신 분들이다. 심사자들마저 이해할 수 없는 늪의 문장에서 빨리 헤엄쳐 나오기 바란다.
    각 분야별 심사자들이 다섯 편씩을 선정해서 서로 윤독하고 토론을 했다. 편제가 바뀜으로 문을 닫는 [문장]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며 심사에 임했다.
    오랜 토론 끝에, ‘홍제불능’님의 「지우개-시 창작 연습」이 년 장원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당장에라도 시인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시의 세계를 펼쳐주었다. 겹치는 시어를 조금 가다듬으면 오래도록 사랑받는 시가 되리라.
    축하한다. 좋은 시인이 되리라.
    봄이다. 꽁꽁 숨겨놨던 싹이 피고 꽃향기가 퍼진다. 시를 데리고 양지바른 언덕 밑으로 모이자. 꽁꽁 웅크린 겨울의 언어에 햇살의 훈기를 불어넣길 바란다. 시는 분명 응달에서 양달로 피어난다.
 
    시를 쓰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언어는 웅크린다. 함축과 상징과 비유라는 시의 오래된 방식이 작동을 한다. 시라는 틀 안에서 언어는 불편해진다. 작은 기미와 일상에서 시작한 감동이 자꾸만 식는다. 소통의 언어가 불통의 벽 뒤에서 화장을 한다. 이때 헛기침이 필요하다. 뇌에서 싹이 트고 뿌리를 내리려는 언어를 가슴 쪽으로, 손발 끝으로, 데려와야 한다. 언어에서 흙을 털어내지 말아야 한다. 무릎에서 딱지를 떼어내지 말아야 한다. 그간 시를 읽어오면서 느낀 생각은, 삶의 눈물과 상처에 펜을 찍어야한다는 것이다. 2015년 1월 장원부터 2016년 1월 장원까지 열 세편을 다시 꼼꼼히 읽었다. 나중까지 눈길을 끈 작품은 ‘김만두’님의 「비밀의 화석」, ‘준이’님의 「퇴근」, ‘홍제불능’님의 「지우개-시 창작 연습」이었다. 어느 작품을 년 장원으로 뽑아도 괜찮을 수작이었다. 한 편만을 뽑아야하기에 갈등이 생겼다. 자품마다 단점을 캐고 장점을 나열하다가, 어느 작품이 가장 심장에 가까운가를 살펴보았다. 시를 쉽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용기가 있고, 퇴고를 많이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름답고 명료한 문장은 읽는 이에게 홀가분한 감동을 건넨다. 싹눈처럼 작고 씨앗처럼 동그란 언어를 탐색하기 바란다.

 

 

 

    ◆ 소설부문 심사평

    「엄마의 장례식」의 주인공은 다른 이의 장례식장에서 울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스스로 사공이라고 부른다.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는 일을 도와주는, 슬퍼해주는. 그러나 그녀는 정작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장에는 가지 못한다. 가서 마음껏 울어주지 못한다. 남편과 아들의 에피소드가 소설 곳곳에 좀 더 들어갔더라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달달달콤한 마이캔디」는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른이 된 자식들이 아버지와 부딪치는 일들이 오늘의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만 같다. 그런데 이야기가 너무 짜 맞춘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찌된 까닭일까. 그 부분을 곰곰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린다. 「2월, 밝은 방」은 좋은 문장을 갖고 있다. 마치 한 폭의 파스텔화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월평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야기가 더 나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두 사람 사이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 「남이 아닌 내가 아닌」은 혼수준비를 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혼수준비 안에 인생의 모든 게 들어 있는 것만 같다. 지난하고 지난한 일이다. 중간 중간에 원래 이야기의 본령에서 벗어난 에피소드가 더러 있는데 과연 필요한 것들인지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그 부분만 정리 된다면 좋은 소설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둠 속에서 화재경보음이 울리면」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오작동으로 울리는 화재경보음과 이 시대의 불안한 청춘들의 현실이 절묘하게 연결된다.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울리는 화재경보음. 오작동임을 알기에 무심한 사람들. 그러나 누가 듣는 가에 따라서 어떤 불안한 징후로 느껴지는 경보음. 마치 지금 연애의 미래를 예고하는 듯한 경보음. 다만 소설 전반부의 커피 매장 장면이 다소 길다는 건 고민해 보아야할 점이다. 다시 축하를 드린다.

 

 

 

    ◆ 산문부문 심사평

    산문 부문에서는 벨.님의 「아이들은 커서 분명 어른이 된다」를 선정했습니다. 아이러니와 위트가 인상적인 글입니다. 다른 글에서도 충분히 확인되듯이 문장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수한 입말의 구사가 뛰어납니다. 노동과 삶의 의미에 천착하는 주제도 감동적으로 스며들어 있지요. 몇 해째 연장원의 후보로 올라올 정도로 글쓰기가 탄탄하고 또 매력적입니다. 다만 지난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산문 게시판에 글을 쓰시는 분의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산문은 삶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으면 쓰기 어려운 장르지요. 추상만으로 문장을 끌고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래요. 시와 소설 등은 얼마든지 상상력으로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지만, 산문은 구체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좀체 글이 나가지 않지요. 그래서인지 경험에 바탕을 둔 글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런 점이 산문의 한계일 수도 있지요. 경험이라는 것은 대체로 비슷한 경우가 많아요. 획일화 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독특한 경험을 글로 옮기지 않고는 좋은 글이 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글이란 것이 반드시 남다른 경험만을 다뤄야 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평범한 경험이 좋은 글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그런 점에서 산문 게시판에 올라온 다수의 글들은 아쉬웠습니다. 삶의 한순간을 다른 시선으로 포착하지 못하면 산문은 무의해지곤 하지요. 이런 점을 고려하시면서 앞으로도 좋은 산문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 장르부문 심사평

    2015년에서 2016년1월까지 사이버문학광장의 장르마당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중에는 SF와 판타지, 무협을 비롯한 로맨스와 추리, 공포물, 동화, 군상극등 그야말로 다방면의 작품들이 포함되어있어 장르문학의 영역이라는 것이 얼마나 넓고 광활한지를 여실히 증명해주었다.
    그중 몇몇 작가들의 작품은 전반적인 수준이나 담고 있는 내용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J.Morrison'님과 'xove'님, '알레프'님 등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풀'님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발한 소재와 깔끔한 마무리, 작품 전체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배어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풀'님은 작년 한 해에만 「사령희」, 「작가 루드벨」, 「유영」, 「NEO23」, 「에덴」등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그중 무려 네 작품이 월간 최우수작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로맨스풍 냄새가 나는 「사령희」와 「작가 루드벨」, 무협풍인 「유영」도 좋았지만, SF물인 「에덴」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에덴」의 기본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우주 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뮤는 행성관찰자가 되어 에덴이라는 행성을 배정받는다. 에덴에 도착한 뮤는 에덴에 사는 인류가 멸종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행성의 기억을 읽어 남극의 빙하 밑에 인류의 마지막 유산이 있음을 알게 된 뮤는 그곳에서 유스라는 이름의 뇌를 발견하게 된다...
    전쟁으로 멸종된 인류가 남긴 마지막 유산인 유스라는 이름의 뇌와 행성관찰자라는 특이한 신분의 뮤. 소재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다 유스의 정체와 인류의 부활에 대한 신비가 겹쳐 무척이나 재미있는 한편의 SF소설이 되었다.
    뇌로 존재하는 유스를 1만년동안 살리기 위해 뮤가 도입한 것이 가상현실세계라는 설정도 좋았고, 유스의 눈에 그 가상현실세계가 모두 회색으로 보이고 오직 뮤만 색채를 띤 존재로 나타난다는 것도 무척이나 괜찮은 전개라고 본다. 마지막 유스의 정체는 예상된 것이기는 해도 상당히 놀라운 것이며, 스스로의 몸을 희생해 인류를 부활시키는 유스와 그런 그녀를 추억하며 행성관찰자의 신분을 계속 유지하는 뮤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장르마당의 연장원으로 선정되기에 한 치의 모자람이 없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