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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3-11-01
  • 조회수 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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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혁


붉은 두건을 두르고
나는 뻗어 나가네 산양처럼
폐는 얼마나 팽창해야 구름이 되는 걸까


철창을 두드리며 생각하네
지금 여긴 우리가 아니네 스스로 문을 열면
아무도 나를 쫓아오지 않는 고원


천막을 찢으며
파란 입술 붉은 피
정해 준 기록
집은 멀어지고
수저를 찾지 않는 사람들이 둥글게
덜어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난 왜 헌금을 동전으로 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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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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