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냐?
- 작성일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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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냐?
이진명
그 무엇을 안 하기 위해서
이 무엇을 하고 있다
안 하는 그 무엇과
안 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이 무엇
이 두 무엇이
바로 ‘그것’ ‘이것’이 되지 않고
‘그 무엇’ ‘이 무엇’으로 위장하고 있다
재미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렇고 그런 멍텅한 세계가 흐르고 있다
이, 그의 2界를 넘어 3界 4界
저, 어느가 더 더 남아 있다고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득의로 속살거리더라도
관심 옛날 같지 않아 별로 땡기지 않고
안 보면 죽을 것도 아닌데
안 하면 심한 소리를 들어야 되는 일이 있는데
46회분 외국 대하드라마를 세 밤에 걸쳐 다운받아 놓고
나흘째 컴퓨터 앞에서 붙어먹고 있다
大河 천지인이 나가신다
하루 10시간씩을 충성 근무
시작도 끝도 없는 大明의 천지인이 나가신다
이게 뭐냐?
이 뭣꼬?
암만 속 터져 물어봐라
이, 그, 저가 다 있는 오늘의 대하에
이, 그, 저가 다 없는 여기 오늘의 대명 속에
‘그 무엇’인 나는 ‘이 무엇’인 나에 들어
‘저 어느’ 나에 태연히 있는 것이라고
물음을 거둬라
문제를 일으키지 마라
천하를 가르는 천지인에게 부디
잔말을 붙이지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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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프고 사나운 황인숙 느지막이 장년 훌쩍 지나 만난 나의 반려 내 젊은 날 친구랑 이름 같은 누군가 돌아볼지 몰라요 아니, 재길이 그대 부른 거 아니에요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라알!” 시도 때도 없이 길바닥에서도 짖어 부르는 내 반려욕 사납고 고달픈 맘 달래 줍니다 사실 나는 내 반려욕을 사랑하지 않아요 못나기도 못났으니까요 어디서 그렇게 나 닮은 욕을 만났을까요 만나기는 뭘 만나 내 속으로 낳았지
- 관리자
- 2024-05-01
글 쓰는 기계 김응교 사실 기계들은 자기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할 기계적 고독이 필요하여 자기만의 기계실에서 밤새 작동한다 그를 누구도 볼 수는 없겠지만 껍질이 날아간 뼈다귀 로봇 등 뒤 상자 서너 박스에는 유영을 멈춘 지느러미들 생선집 좌판에 파리 날리는 근간 시집들이 옆으로 누워 있다 그의 얼굴은 점점 기계를 닮아 가고 책 모양 사각형으로 바뀌어 옆으로 누운 가자미, 눈알과 손가락만 남아 상상력이 냉동되면 어떤 창작도 휘발되고 너무 많은 과거의 형태와 언어가 얼어붙어 더 이상 신선한 속살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 기계에게도 컨베이어에 실려 뜨거운 화덕에서 태워질 운명이 다가온다
- 관리자
- 2024-05-01
멍쯔 삼촌 김응교 내 피의 4분의 1에는 몽골 피가 흐르고 아마 4분의 1은 옛날 중국인 피가 흐를지 몰라 내 몸에는 지구인들 피가 고루 섞여 있을 거야 그니까 삼촌이라 해도 뭐 이상할 거 없지 중국에 삼촌이 산다 삼촌이 쓴 책에 역성혁명이 나오는데 우리는 비슷한 혁명을 몇 번 경험했지 제자가 많다는데, 나는 삼촌으로 부른다 중국인은 멍쯔라 하고 한국인은 맹자라 하는 멍멍, 차갑게 웃을 중국인 삼촌 우리는 계속 역성혁명을 하고 있어 불은 든 프로메테우스들이 많아 멍쯔 삼촌, 우린 심각해요
- 관리자
- 2024-05-0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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