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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취미는 사랑

  • 작성일 2015-12-07
  • 조회수 1,293

 

[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취미는 사랑

 

 

 

유재영

 

 

 

 

    내 취미는 사랑인데 막상 그렇게 적으려니 정말 그런가, 정말 취미가 이것뿐인가, 싶어서 망설여졌다. 사랑밖에 몰라서가 아니라 취미가 사랑이라는 게 적합한가, 하는 맥락에서였다. 괜찮다고 느낀 건 국어사전을 찾아본 뒤의 일이었다. 국립국어원은 취미를 세 가지 뜻으로 풀이하였는데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란 의미는 두 번째 줄에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을 취미라고 한다면 취미, 다음에 오는 빈칸에는 사랑도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달한 결론을 그녀에게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 취미는 당신뿐이야. 나와 가장 친한 사람도 내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앞으로도 당신이랑 더 친해질까 봐, 그게 걱정이야.”
    그녀는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내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오래전 일이다.
    지금이나 그때나 내 관심사는 연애와 소설이었다. 수시로 연애를 소설에 접목했다.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를 소설에 가져다 썼다거나 그녀와 나누었던 사랑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는 게 아니라 그녀에게 내가 쓴 소설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녀와 나 사이에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썼다. 그녀는 언제나 뭔가를 읽는 사람이었다. 어울리는 옷을 고르듯 들고 다닐 책을 엄선하는 것 같았다. 책을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부류는 아니었지만, 책은 그녀와 몹시 어울리는 아이템이었다. 특히 붉은색 장정의 두꺼운 양장본이나 잿빛 계열의 문고본을 들고 있을 때의 그녀가 좋았다. 그녀의 독서리스트는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분방했다. 대화중에 저자나 주요 인물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면 먼저 밑줄을 긋는 쪽은 그녀였다. 중요한 참고문헌이자 주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재주가 있었다. 처음에는 자랑 삼아 소설을 보여주었다. 내 세계를 증명하고 싶었다. 세상에 없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녀 역시 엄지를 치켜세우며 신선하고 역동적이며 게다가 흥미롭기까지 하다는 평을 남겼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어쩐지 뭔가를 감추는 인상도 있었는데…… 사랑의 본질이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무조건 내 편에 서는 일. 네 방식이 옳다는 동의. 나는 우수에 찬 눈빛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작은 눈에 그런 게 차 있을 리 없었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입장을 바꾼 건 내게 목표가 생기고 그걸 공표하면서부터였다. 올겨울에는 투고해 보려고 해. 그 발언 이후 그녀가 달라졌다. 영화평론가로 치면 박평식이나 정성일처럼 별점이 박해지고 평가는 더 야박해졌다. 신랄한 비평도 뒤따랐다.
    “나쁘진 않아. 결말만 다시 쓰면 나아질 거야.”
    나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어떤 가능성을 향해 쓰고 있었다.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그 발언은 마지막 반전과 결말이 전부인 소설을 두고 한 말이었다.
    다음 소설은 더 신랄한 평가를 받았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내 세계를 통째로 부정당한 느낌. 그동안 주고받았던 개떡 같은 말들이 다 개떡 같아진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 기억만큼은 고스란히 남아서 호흡 조절이 필요할 때 일부를 들춰 보곤 한다. 확실히 좋은 자극이 되었다.
    “『선악의 저편』 읽어 봤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그걸 읽지 않고도 쓸 수는 있지. 그래, 쓸 수는…… 있네, 있어. 여기 있네, 그게. 그러니까, 내 말은,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야. 이걸 제출하겠다고?”
    그녀는 응전했다.
    “하.”
    그다음은 한숨이 내리깔렸다. 그녀는 그렇게까지는 안 했다고 하는데 나는 들었다. 그렇게 들었다. 나는 쪼그라든 채로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내가 만든 소설이 미성숙한 쓰레기의 아이콘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내밀었던 인물들이 ‘한숨’이란 거친 조류에 떠밀려 표류하며 나를 원망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평가를 듣다가 울었다. 울어버렸다. 하마터면 비명이 나올 뻔했는데, 그걸 참으니 엉뚱한 곳이 터져버린 거였다. 그녀는 소설 속 인물들이 아니라 나를 다독였다. 한참을 꺽꺽대다가 상처받은 건 내가 아니라 내 소설 속 인물들이라고 울먹이며 (개떡같이) 말했다. 그녀는 인쇄된 종이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 두고는 나를 (찰떡같이) 안아주었다. 일종의 심폐소생술이었다. 나는 힘을 냈다. 그녀 몰래 신춘문예에 응모했다. 두 편을 냈고 당선소감도 각각 써두었다. 당연히 연락은 없었다. 그 겨울 이후로 한동안 소설을 쓰지 못했다. 몇 번 시도는 했으나 금방 시들해지고 말았다. 무엇을 쓸 수 있고 쓸 수 없는지, 무엇에 대해 써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쓰는 법을 잊어버린 거 같았다. 그 시절 절로 단련된 게 하나 있었다. 그건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일이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대화를 마무리하자면, 그녀는 마감을 지키지 못한 내가 걱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럼, 그걸 써봐. 써보면 알게 되겠지. 모를 수도 있고.”

 

 

작가소개 / 유재영(소설가)

- 1981년 서울 출생.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3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단편 「똥」이 당선되어 등단.

 

   《문장웹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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