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광장누리집(대표)

달소수*

에너른* 산 들녁

온 목숨을 따다가

한울* 제 몸 속에 새 담그고

열두 달 앞에 잠근

하늘 소래*를 풀어헤치는

오롯한* 저녁

눈 뜬 하늘

저 샛달

늦 가을 살어둠* 사이로

둥근 씨알 흩날리며

제곶* 너른 달* 위에

너르듣는다*

저 마루* 높이

닫지* 못한

절름발이

한톨

그 있음 위에도

밤사이

새하얀 달꽃은 부서지는데

달 빛 하나

서리 끝에 맺히는 술 한 방울.

* 달소수 :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
* 에너른 : 크게 너른
* 한울 : 하늘, 우주
* 소래 : 운두가 조금 높고 굽이 없는 접시 모양으로 생긴 넓은 질그릇, 독의 뚜껑
* 오롯한 : 모자람이 없이 온전한
* 살어둠 : 매우 약하게 깃들기 시작한 어둠
* 제곶 : 제고장의 준말, 태어나서 자라난 고장, 고향
* 달 : 땅, 대지, 벌판
* 너르듣는다 : 너르듣다. 널리 흐드러지게 떨어진다
* 마루 : 하늘을 뜻하는 순우리말
* 닫다 : 빨리 뛰어가다